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UAE 입성 벤투호 “승리 열쇠는 전천후 수비수”

입력 | 2018-12-24 03:00:00

우승 노리는 아시안컵 결전지 도착
조별리그 상대 밀집방어 대비… 측면 풀백들도 공격 가담하고
발빠른 김민재-김영권 등은 몸싸움도 능해 역습 차단 기대




2019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태극전사들이 결전지에 입성했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중앙수비수 김민재(오른쪽)가 23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제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온 대표팀 스태프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우리 팀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모든 상대를 존중하겠다.”

23일 결전지 아랍에미리트(UAE)에 입성한 파울루 벤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신중한 출사표를 냈다. 교과서적 발언이지만 이 말 속에는 2019 UAE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이 추구하고자 하는 전술적 움직임이 담겨 있다.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는 한국이지만 1960년 대회 우승 이후 아시안컵 정상에 서지 못했다. 대회 때마다 우승 후보로 거론됐지만 상대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해 고전하거나, 역습에 무너진 경우가 많았다.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벤투 감독은 대표팀이 과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출발점은 상대를 얕보지 않는 데 있다. 벤투 감독은 “큰 대회에서는 공격만큼 수비를 잘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여러 변수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조별리그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 한국은 필리핀(116위), 키르기스스탄(91위), 중국(76위) 등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팀들과 맞붙는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상대들은 수비를 두껍게 한 뒤 빠른 역습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벤투 감독은 중앙 수비 자원으로 기동력이 좋은 김민재(전북)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등을 선발했다. 둘 모두 빠른 발과 몸싸움 등을 앞세워 역습을 차단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수비진 전체를 조율하는 골키퍼 조현우(대구)도 실점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큰 경기, 작은 경기라는 것은 없다.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종 엔트리의 측면 수비수들을 살펴보면 상대 밀집 수비를 허물기 위해 벤투 감독이 고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진수 이용(이상 전북) 홍철(수원) 김문환(부산) 등 모두 오버래핑에 능한 선수들이 승선한 것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 때도 수비를 견고히 한 뒤 측면 수비수의 공격 가담으로 빠른 공수전환을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공격 전개를 공격수와 미드필더에게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측면 수비수를 동원해 수적 우위 속에 연계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허무는 것이다.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실수를 저질렀던 측면 수비수 김진수는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당시 그는 볼 처리와 대인 방어 실수로 호주의 결승골에 빌미를 제공했다. 김진수는 “호주 아시안컵에서는 내 실수로 준우승에 그쳤다. 그때보다 많은 경험을 쌓은 만큼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