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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응답없는 北에 잇단 손짓…‘김정은 신년사’ 타깃?

입력 | 2018-12-24 15:42:00

‘강경파’ 펜스 부통령, 北 인권 관련 연설 취소
제재 완화 불가 입장은 확고



© News1


미국 정부가 대화 제안에도 ‘묵묵무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북한에 잇따라 유화적인 손짓을 보내고 있다. 지난 11월 초 북미 고위급 대화 연기 이후 대화 교착 국면이 조성된 가운데 돌파구 마련을 위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이 최근 내놓은 ‘당근’ 조치는 북한에 대한 인도지원 허용 폭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하고 남북 협력 사업에 대한 지지를 드러내는가 하면 대북 인권 압박을 자제한 것으로 요약된다.

24일 외교가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최근 인권 유린에 대한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취소했다. 미국 ABC방송은 북한을 화나게 할 수 있고 비핵화 대화를 탈선시킬 수 있는 우려가 작용했다고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 내에서도 강경파로 꼽힌다. 일례로 올 초 평창동계올림픽 미국 측 대표단장 자격으로 방한했을 때 북한 여행 중 억류됐다 풀려난 사망한 오토 웜이버의 아버지와 동행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리셉션에 입장했다 5분만에 자리를 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대북 인도지원에 있어 적극적인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이 메시지는 미국 측 북미 실무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발신됐다.

비건 대표는 방한 첫날인 지난 19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으로부터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적절한 지원을 보장할 방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21일 한미 워킹그룹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후에도 대북 인도지원이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민간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워싱턴으로 돌아가)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북한에 현실적으로 인도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확실하다며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는 사이 미국은 남북협력 사업에 대해 지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대화 교착 국면에서 미국 측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남북 철도 착공식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합의가 도출됐다. 이는 이와 관련된 대북 제재 면제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임을 뜻한다.

그동안 남북 경협 사업에 있어 미국 측과의 ‘속도’가 다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었던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같은 조치들은 내년 1월 1일 북한의 신년사 발표 이전에 대화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서 대화를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타깃으로 해 동시다발적으로 대화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 센터장은 “대화를 견인하는 역할도 하겠지만 만약 대화에 진전이 안됐을 때 국내외에서 제기되는 미국 책임론을 고려한 것이기도 하다”며 “대북 제재 해제를 제외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거론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미국 측의 이같은 적극적인 움직임에도 연내 이렇다할 결론 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정부가 사실상 셧다운에 돌입했고 북한 역시 신년사 발표를 통해 향후 대미 전략 등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