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정가 ‘트럼프 괴롭히는 4개의 M’ 화제
알파벳 M으로 시작하는 이 네 가지 M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정치적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분석이 워싱턴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4M’으로 축약되는 정치, 경제, 사회적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경질적인 반응이 위기 국면을 더 악화시키는 분위기다.
○ 트럼프 궁지로 몰아가는 ‘4M’
연일 주저앉고 있는 뉴욕증시도 트럼프 대통령의 화를 돋우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설까지 돌면서 지난주 증시는 나스닥지수를 비롯한 주요 지수들이 모두 7% 안팎의 급락세를 보였다. 2008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증시 활황을 경제성장이라는 치적의 주요 근거로 내세워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애가 타는 상황이다.
자칫 대통령 탄핵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의혹에 대한 수사도 막바지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과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결정적인 단서를 쥐고 있는 인사들이 특검에 협조하면서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NYT) 등 주류 언론들은 이런 백악관 안팎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정부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가짜뉴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한 비난에도 거침없이 비판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CNN은 24일 트럼프 대통령을 “통제 불능의 권력으로 혼란을 가중시키는 최고의 교란자(disruptor-in-chief)”라고 악평했다.
○ 열 받은 트럼프, 예정 앞당겨 국방장관 교체
항공사 보잉의 수석 부사장을 지낸 민간 출신의 섀너핸 부장관은 지난해 7월부터 국방부 2인자 자리를 맡아왔다. 잇단 의견 충돌로 매티스 장관과 대화가 끊긴 트럼프 대통령은 섀너핸 부장관의 장관대행 임명 소식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 대신 전달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이 CNN 인터뷰에서 자신의 국경 장벽 건설 계획을 “유치하다(juvenile)”며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연말에 정계를 은퇴하는) 밥 코커는 선거에 출마하고 싶어 내 승인을 요청했는데 내가 거절해서 (지지율) 수치가 폭락했다”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트위터에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독불장군식 방식에 대해 전직 관료들도 비판에 가세하고 있다.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NYT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 어떤 적대국보다 미국의 외교안보에 더 많은 해를 끼치고 있다”고 질타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