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호황 마무리 여파… 7분기 만에 14조 밑돌듯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월 8일 올해 4분기(10∼12월) 잠정 실적을 공시한다. 증권가가 예상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 63조8300억 원, 영업이익 13조97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65조9800억 원, 영업이익 15조1500억 원보다 각각 3.2%, 7.6% 줄어들 것으로 봤다.
올해 연간으로는 사상 최고 성적이 기대되지만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슈퍼 호황이 끝나면서 내년 상반기(1∼6월)까지는 삼성전자도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17년을 기점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초장기 호황)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4∼6월) 14조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이래 줄곧 사상 최대 분기 기록을 경신해 왔다. 올해 3분기(7∼9월)에는 17조5700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이 올린 실적이 13조6500억 원으로 사실상 “반도체가 다 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 등의 여파로 한 분기 만에 영업이익 감소율이 무려 20.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실적 전망 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들은 대부분 4분기 영업이익을 13조 원대 초반으로 제시했으며 일각에서는 13조 원을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특히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으로 10조 원에 못 미치고 최근 50%를 상회했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도 40%대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내년 1,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도 각각 12조3600억 원과 12조400억 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반도체를 필두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업 부문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란 비관론 때문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2016년 2분기 4조3200억 원의 실적을 기록한 이래 계속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건을 무사히 잘 넘겼지만 직후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점점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있는 추세다.
다만 내년 하반기(7∼12월)부터는 반도체 시장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 속에 삼성전자 실적이 상반기 바닥을 친 뒤 다시 상승 기류를 탈 것이란 낙관론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실적 둔화는 구조적인 장기 하락세라기보다 단기적인 재고 조정일 가능성이 아직 높다”며 “다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