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읽을 시간 없지만 추천한다” 트럼프가 꼽은 2018년 10권의 책은?

입력 | 2018-12-25 19:51:00

애청하는 폭스뉴스 출연자 등 우파 논객의 신간 트위터로 추천해
“트럼프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통령” 주장한 저자의 내년 출간예정작도 포함
포천 “책벌레였던 오바마 전 대통령의 스테디셀러 추천 성향과 대조적”




“나는 책의 일부를 인용한 문장들만 읽는다. 독서할 시간이 없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대선후보 시절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하지만 그는 올 한해 트위터에서 적잖은 책을 추천했다. 시리아 주둔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발표로 논란이 벌어진 지난 주말에도 예비역 장성 앤소니 타타가 10월 펴낸 ‘어두운 겨울’을 트위터에 언급하며 “철군에 반대하는 자들은 미국의 적인 이슬람국가(IS) 지지자들과 다름없다”는 구절을 인용했다.

2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찬사를 받은 책은 거의 모두 현재의 미 행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내용을 담았거나 극우 성향 논객이 펴낸 책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추천한 2018년의 책 10권’을 소개했다.

가디언이 간추린 책 중에서 국내에 번역 출간된 것은 없다. 아직 미국 서점에 나오지 않은 책에 대한 추천도 있다. 내년 3월 출간 예정인 빅터 데이비스 핸슨의 ‘트럼프의 경우’를 소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좋은 평가를 받은 ‘제2차 세계대전’을 펴낸 군사역사가의 새 책”이라고 밝혔다.

핸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애청하는 폭스뉴스에 정기적으로 출연하는 인물이다. 그는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통령이다. 미국의 미래가 왜 그를 필요로 하는지 진실하게 기술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전미도서상 수상자인 흑인 작가 타네하시 코츠는 “중남미 이민자들의 위협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핸슨은 멍청한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傳記) 분야 책으로 자신에 대한 평전인 ‘도널드 트럼프의 믿음: 영혼의 전기’를 추천했다. 기독교방송네트워크 소속 언론인이자 정치평론가인 저자 데이비드 브로디는 책에서 “신(神)은 사람들이 상상 못한 방향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여 충분히 좋은 성과를 얻어냈다”고 주장했다.

경제 분야 책으로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경제자문을 지낸 아서 래퍼와 2016년 대선캠프 경제고문을 맡았던 스티븐 무어가 쓴 ‘트럼포노믹스: 경제 부활을 위한 첫 계획’이 추천을 받았다. 저자들은 “트럼프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완전히 틀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경제를 파괴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았다.

‘우리는 왜 싸우는가: 미국의 적들을 가차없이 무찌르기’라는 책을 쓴 서배스천 고카는 지난해 8개월간 백악관 고문으로 일한 전략분석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청하는 극우성향 뉴스채널 브라이트바트의 편집자였던 고카는 “트럼프 대통령을 무리지어 괴롭히지 말고 중국, 공산주의자, 아랍의 위협을 걱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유능한 저자”라는 찬사를 보냈다.

정치 분야 책으로는 판사 출신 폭스뉴스 진행자인 재닌 피로의 ‘거짓말쟁이들, 정보유출자들, 자유주의자들’이 꼽혔다. “연방수사국(FBI), 국가안보국(NSA), 국방부, 할리우드, 가짜뉴스 미디어, 민주당 등의 기득권이 음모를 꾸며 미국 국민의 의지를 뒤엎으려 한다”는 책 내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환상적이다! 어서 구입하라!”고 평했다.

가디언은 “이들 책은 아마존 등 온라인서점 독자의견에서 ‘현실을 왜곡하고 대중을 모욕한다’는 혹평을 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감성과 지식이 모두 충만한 글’이라는 찬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책벌레였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천했던 책은 ‘링컨 평전’이나 심리학서 ‘생각에 관한 생각’ 등 정치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스테디셀러들이었다”며 두 사람의 분야별 추천도서에서 드러난 차이점을 비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과거 추천도서로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경제), 스티브 콜의 ‘고스트 워: CIA와 빈 라덴에 관한 비밀’(역사) 등이 꼽혔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