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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매직’에 북한축구도 엄지 척

입력 | 2018-12-26 05:30:00

북한축구대표팀 김영준 감독(가운데)과 공격수 정일관(맨 왼쪽)이 24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지구에 위치한 베트남축구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친선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노이(베트남)|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베트남축구는 2018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연초 중국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잇달아 선전했고, A대표팀은 최근 막을 내린 ‘동남아시아 월드컵’ 스즈키컵 정상에 올라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한때 짧은 영광을 누린 북한도 눈부시게 도약하는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두 팀은 25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국립경기장에서 A매치를 치렀다. 다음달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최될 아시안컵 출전에 앞서 양국 모두 실전감각을 높이는 한편 전력을 점검하기 위해 평가전에 합의했다.

북한은 ‘레전드 출신’ 김영준(35)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선수단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에도 젊은 피를 수혈함으로 팀 전반에 신선함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래도 경험은 적지 않다. 평양체육단 남자부 감독으로 활동한 김 감독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대표팀 코치로 몸담았다.

국제축구계의 대표적 비주류에서 주류의 대열로 조금씩 올라서려는 베트남의 도전을 북한은 유심히 지켜본다. 김 감독은 “베트남을 지휘하는 박항서(59) 감독은 정말 뛰어난 지도자다. 베트남이 스즈키컵에서 우승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전력도 안정적이다. 더욱 단단한 팀으로 다져가는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뻔한 립 서비스로 해석하기엔 선배 지도자에게 깍듯이 예의를 갖춘 김 감독의 태도가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북한의 핵심 공격수 정일관(26)도 “베트남선수들의 체격은 작아도 아주 빠르다. 상대의 장점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며 U-23 무대의 기세를 A대표팀까지 고스란히 이어간 베트남을 주의 깊게 관찰했음을 내비쳤다.

성탄절, 하노이에서 펼쳐진 남북 사령탑들의 지략 대결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조용한 비상을 꿈꾸는 북한의, 베트남을 향한 부러움 섞인 시선과 맞물려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노이(베트남)|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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