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시그니처 매장’ 차별화 경쟁
현대백화점은 내년 1월 압구정본점에 100평 규모의 와인 매장 ‘와인 웍스’를 열고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험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제공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내년 1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본점에 330m²(약 100평) 규모의 라이프스타일 와인 매장 ‘와인 웍스’를 열 예정이다. 국내 백화점업계의 와인 매장 중 가장 크다. 이곳에는 와인에 곁들여 먹는 타파스와 치즈 등 간단한 요리를 판매하는 레스토랑, 잔 단위의 와인을 1만 원 안팎의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바, 유명 소믈리에의 와인 클래스 등을 진행하는 커뮤니티 라운지 등이 들어선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디저트 등 델리 매장 20여 개를 넣을 수 있는 식품관 공간에 매장을 하나만 낸 것은 이례적인 시도”라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똑같은 매장이 아니라 우리 점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로 고객을 유치할 것”이라고 했다.
2년 5개월간의 재정비를 마치고 이달 문을 연 롯데백화점 경기 안산점 4층에는 백화점 최초로 전자제품 전문 매장 하이마트가 들어섰다. 1653m² 규모의 ‘하이마트 프리미엄’에서는 백화점 전용 고급 가전제품뿐 아니라 로봇 IoT(사물인터넷) 체험 코너와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 청음실, 안마의자와 전동휠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안산점의 또 다른 이색 시도는 1층에 으레 있던 화장품 매장 대신 ‘무인양품’ 등 라이프스타일 콘셉트관을 만든 것이다. 대개 높은 층에 있던 아동·유아 매장을 고객 편의성을 감안해 2층에 배치한 것도 시그니처 매장으로 점포를 차별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신세계 스타필드 코엑스점의 대표 볼거리로 자리 잡은 ‘삐에로쑈핑’은 인기에 힘입어 최근 6호점까지 매장을 늘렸다. 신세계그룹 제공
올해 6월 만물 잡화점 콘셉트로 문을 열어 젊은층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삐에로쑈핑 코엑스점은 개장 초기 하루 평균 1만 명이 방문했다. 지금도 매일 7000∼8000명이 찾는다. 인기에 힘입어 서울 강남구 논현점, 경기 의왕점 등에 매장을 냈고 이달 서울 중구 명동에 6호점까지 열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점포를 대표하는 이색 매장은 고객이 어느 제품을 떠올릴 때 특정 점포를 방문하도록 유인하는 역할을 하고 이는 자연스레 다른 제품 판매로도 이어진다”며 “점포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더욱 다양하고 독특한 형태의 매장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