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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윤근, 변호인 만류에도 “김태우 고소”

입력 | 2018-12-26 03:00:00

변호인 “명예훼손 성립 어려워”, 러시아에 메시지… 禹 “변함 없다”




‘2009년 사업가 장모 씨에게서 1000만 원을 받았다’는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관련 첩보 보고서를 언론에 공개한 김태우 검찰 수사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지를 놓고 우 대사가 딜레마에 빠졌다.

우 대사의 변호인은 러시아로 출국한 우 대사에게 23일 “법리적으로 명예훼손 성립이 어렵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카카오톡으로 보냈다. 이 변호인은 우 대사에게 사업가가 공개적으로 우 대사에게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지 않고 있고 김 수사관이 허위 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첩보를 작성했다는 점을 입증하기 어려운 만큼 고소의 실익이 없다고 보고했다. 김 수사관이 사업가의 통화 내용 녹취를 바탕으로 첩보를 쓴 점 등을 고려할 때 검찰에서 무혐의가 날 가능성이 높아 고소를 만류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카카오톡 메시지를 읽은 우 대사는 하루 뒤인 24일 “명백한 허위 사실에 대해 고소해야 한다”며 답장을 보냈다. 앞서 우 대사는 17일 러시아로 출국하기 전 이 변호인에게 “청와대 재직 중 작성한 보고서를 검증도 없이 언론에 흘린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며 고소할 것을 지시했다. 우 대사가 김 수사관을 고소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 대사 측 변호인은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도록) 우 대사를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이 우 대사를 설득하는 이유 중 하나는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는데 무혐의 처분이 날 경우엔 명예훼손 유무와는 별개로 여론이 우 대사가 돈을 받았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만일 수사 과정에서 우 대사가 돈을 받았다는 정황이 추가로 드러난다면 김 수사관이 무고의 피해자가 되면서 우 대사가 무고 혐의로 처벌 받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앞서 사업자 장 씨는 2015년 ‘우 대사에게 조카 취업 청탁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줬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서울중앙지검에 냈다. 당시 검찰은 진정 내용을 수사하지 않아 관련 의혹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됐다. 김 수사관은 장 씨의 통화내용 녹취 등을 근거로 청와대 특별감찰반 근무 당시인 지난해 9월 A4 용지 5장 분량의 우 대사 관련 첩보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이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허동준 hungry@donga.com·정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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