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경쟁 도로공사 살림꾼 문정원 리베로 못지않은 그물 리시브에, 송곳 서브로 상대 리시브 흔들어 “한발이라도 더 떼자 마음먹고 팀 위해 뛰니 아프지도 않아요”
한국도로공사 제공
배구 선수로는 단신(174cm)이라 이를 악물고 뛰다 보니 무릎 부상이 단골처럼 찾아왔다. 첫 수술도 남자 고교부 팀과 연습경기를 치르다 점프한 뒤 착지 과정에서 다쳤다. 20일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훈련장에서 만난 그는 “이건 3년 전(칼자국), 이건 몇 달 전(구멍 자국)…”이라며 훈장(?) 가득한 무릎 곳곳을 짚으면서 “팀을 위해서 내가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 교체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5위까지 추락했던 도로공사는 4위지만 최근 GS칼텍스, IBK기업은행 등 1위를 경쟁하는 강팀을 맞아 2승 1패를 거두며 선두로 도약할 수 있는 자리까지 올라왔다. 봄 배구 가시권인 ‘3위’ GS칼텍스와의 승점 차는 2점으로 좁혀졌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블로킹할 때 제가 한 뼘 더 뛰고 공격할 때 좌우로 한 발 더 움직여야 승산이 있어요. 팀을 위해서는 제가 더 잘해야 해요.”
과연 무릎이 남아날까. 문정원은 “언니들도 연습 때 ‘아프다, 아프다’ 하면서도 막상 경기만 되면 귀신같이 잘한다. 다행히 지금 무릎도 그렇게 아픈 데가 없다”며 씩 웃었다. 인터뷰 도중 ‘마니또’(비밀친구)로부터 ‘힘내세요 언니’라 적힌 쪽지가 붙은 커피 한 잔을 전달받자 문정원은 “힘이 난다”며 다시 한 번 해맑게 웃었다.
김천=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