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늘날은 통일 한반도 시대를 이끌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이 절실한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비전공자로서 통일을 공부하는 일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아직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교육이 보편화·제도화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형식적인 글짓기와 노래 부르기 말고 효과적인 통일교육을 추구할 수는 없을까요? 이념과 사상을 초월하여 실사구시적인 통일교육은 어떻게 해야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통일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궁금합니다.
-이정환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과 13학번
A. 최근 남북관계가 크게 진전되면서 북한과 통일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습니다. 통일 문제와 관련하여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다고 평가되는 우리 청소년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에 따라 통일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시도도 정부나 시도교육청, 일선 학교, 대학, 사회단체 등에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바와 같이 통일교육이 내용과 방법 등 여러모로 돌아봐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우리의 삶과 결부된 통일교육’입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통일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통일문제가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통일교육을 할 때 통일편익, 통일비용, 분단비용 등을 이야기하지만 그러한 논의들이 대체로 국가적 차원의 거대 담론적 수준에서 얘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일이 될 경우 국력 강화, 국방비 절감, 유라시아 철도 연결과 물류비 절감 등이 그것입니다. 통일교육을 받고도 오히려 통일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다고 응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이유의 상당부분은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해서’입니다. 따라서 통일교육은 통일 또는 분단이 청소년들의 개인의 일상과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진행되어야 합니다. 중학교 자율학기 또는 자율학년제, 또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 등을 이용해 통일미래와 관련된 진로 탐색 활동을 할 수 있으며, 대학에서도 통일문제를 해당분야 전공과 관련하여 학생들의 진로와 연계할 수 있는 강좌나 특강을 개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수요자 중심의 통일교육’입니다. 톱다운(Top-down) 방식의 공급자 중심의 정답이 있는 통일교육이 아니라 청소년들을 중심에 두고, 그들의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 창의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생산해낼 수 있는 방법들을 활용하여야 합니다. 흔히 가장 효과적인 교육으로 통일관련 현장체험이 거론되며, 학생들도 가장 선호하는 방법입니다. 이외에도 통일 UCC 만들기, QR코드 또는 증강현실 등 IC기술을 적극 활용하거나, ‘거꾸로 학습(flipped learning)’ 등 토론식 수업도 유용한 수단이 될 것입니다. 또한 동아리 등 소규모의 자발적 모임을 조직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통일교육’ 하면 좀 부담스러운 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통일과 관련하여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차이를 인정하고 역지사지와 관용의 자세로 문제나 갈등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통일교육이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고 실효적이기 위해서는 그들의 삶에 직접 결부되는 문제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재미있고 흥미를 끌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최원연 통일교육원 학교통일교육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