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임금피크제 개선을 비롯한 요구사항을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예정대로 27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마지막 교섭에서 극적 타결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노조는 2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예고 시한이 하루 남았다”며 “마지막까지 대화를 통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이런 노력과 호소가 끝내 외면된다면 27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핵심 쟁점인 임금피크제 문제를 두고 “행정안전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낡은 지침을 고수하며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문제의 원인이 불합리한 제도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현실을 반영할 수 없다고 버티는 행안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공사는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의 임금 삭감만으로는 신규 채용직원의 인건비를 충당할 수 없어 기존 직원들의 임금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 노조에 따르면 이 액수가 올해 94억원, 내년 102억원, 2020년 135억원에 이른다.
노조는 “김태호 사장은 (노조와) 입장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함께 서울시 노사정위원회 조정신청을 했지만 정작 조정안이 나오자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노사신의, 합의, 약속을 모두 부정하는데 무슨 대화를 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는 공사의 관리감독 관청이자 지방정부”라며 “조정안이 나왔는데도 책임지고 집행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앞서 24일 서울시 노사정위원회는 임금피크제 운영과 관련한 부족재원은 제도적 결함에서 비롯되는 점을 감안해 2018년 예산 범위 내에서 사용하고, 총인건비 잠식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노사와 함께 행안부에 제도개선을 적극 건의하도록 한다는 조정안을 내놓았다.
노조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행안부와 면담을 실시한다. 또 오후 4시부터는 사측과 최후 교섭에 들어간다. 파업 예고 시안이 눈앞에 다가온 만큼 ‘마라톤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노조 내부에서도 현실적인 여건상 당장 제도 개선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먼저 올해 임금잠식분을 해결하고 이후 제도개선에 적극 나서는 쪽으로 협상에 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