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4일 “잔해보존” 지침 하달…육군, 기념품 제작 육군 “심려 끼쳐 드려 죄송”…野 “국가안보 기강 해이”
육군 7사단이 지난 18일 접경 지역 주민의 어려움을 살피기 위해 진행한 ‘청책 투어’ 차원에서 부대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선물한 액자. 시범철수 GP(감시초소)의 철조망 일부가 안에 들어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2018.12.26/뉴스1 © News1
육군이 완전히 파괴된 GP(감시초소) 잔해물을 보존하라는 국방부 지침을 어기고 철조망을 잘라 여당 국회의원들에게 선물한 사실로 논란이 커지자 26일 공식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바로 이를 반납 지시했다.
육군은 이날 뉴스1 관련 보도에 대한 입장자료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따뜻한 정성을 가지고 부대를 방문해 주신 분들께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또 “‘철거 GP 잔해물 보존 지침’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대가 착오로 기념품을 제작해 증정한 것이 확인됐다”며 “육군은 제작 및 활용을 즉각 중지시켰다”고 설명했다.
민주당도 이날 오전 윤호중 사무총장의 지시로 개별 의원 등에게 지급된 철조망 기념품 액자를 전부 반납하기로 했다. 윤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철거 GP 잔해물) 보존 지침이 있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접경 지역 주민의 어려움을 살피는 ‘청책(聽策)투어’의 일환으로 의원 7명 등 관계자 10여명이 강원 화천의 육군 제7보병사단(사단장 박원호 소장)을 찾았다.
윤 사무총장과 김두관 참좋은지방정부 위원장, 권미혁 원내대변인을 비롯해 김정우·김한정·박정·심기준 의원이 동행했고 이상협 국방위원회 전문위원과 채규영 외교통일위원회 전문위원도 함께했다.
박 사단장은 일정이 끝나자 7㎝ 크기의 GP 철조망이 들어있는 액자를 이들 9명에게 선물로 줬다. 액자에는 ‘전군 최초로 실시한 GP 철거 작전시 7사단 GP에서 사용하던 것’이라는 설명이 담겼다.
국방부는 청와대 주관하에 통일부 및 문화체육관광부와 GP 잔해물 처리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GP 시범철수 과정에서 발생한 잔해 처리방안에 대해 협의 중인 상황이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전방 지역 군 기강 해이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민주당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안보 기강이 총체적으로 해이해지고 있다”며 “육군과 민주당은 국가안보에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잔해는 국방부에서 철저히 보존하라고 지침이 내려갔는데 7사단장은 GP 철조망 잔해를 갖고 액자를 만들어 선물로 뿌리고 다녔다”며 “일종의 항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현장 보존을 지시한 국방부 지침을 어겼다는 데 있다”며 “덥석 받아든 민주당 의원들은 더 문제다, 도덕적 판단도 제대로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도 국방백서 주적 개념 삭제 관련 비판 논평에 더해 “이러니 GP 잔해물인 철조망을 잘라 여당 의원에게 기념으로 준 일까지 벌어졌다”며 “북한은 핵을 가지고 있는데 허물어진 베를린 장벽으로 착각하지 말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