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남의 한 골프장 115억원 횡령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회계담당자가 잠적 당일에도 수천만원을 빼돌린 정황을 파악했다.
또 회계담당자가 직장 상사에게 “곧 자수하겠습니다”라는 마지막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을 토대로 미리 도주 준비를 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신병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26일 회계담당자 A(27)씨는 횡령 신고가 이뤄지기 수시간 전에 법인통장에서 6000만원을 빼내 개인통장으로 입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골프장 측은 A씨의 횡령 사실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 측은 다른 거래처에 결제를 해야 할 일이 있어 A씨를 찾았지만 연락이 두절돼 다른 직원이 대신 처리하는 과정에서 법인통장에 현금이 없는 것을 파악했다.
골프장 측은 이후 경찰에 신고했지만 A씨는 “곧 자수하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끝으로 휴대전화 전원을 꺼버렸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A씨가 횡령사실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사전에 도주 준비를 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A씨가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고 횡령 규모로 봤을 때 공모자도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계좌추적 등 다각도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후 범행은 입사 수개월이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8개월여동안 이뤄졌으며 A씨는 법인통장에서 자신의 은행계좌로 한번에 5000만원~2억원 등 총 170여차례에 걸쳐 115억을 빼냈다.
또 A씨는 범행이 발각되지 않게 하기 위해 이 중 30억원은 회사 법인통장으로 재입금했다.
경찰은 “115억원 규모의 자금이 수개월 만에 사라졌는데도 골프장이 모르고 있었다면 회계상의 문제가 있거나 내부 공모자가 있을 가능성도 있어 다각도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