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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농협 로컬푸드’ 인기 고공행진

입력 | 2018-12-27 03:00:00

중간유통 없이 생산자-소비자 연결, 안정적 판로-신선한 농산물 강점
22개 직매장 매출 80% 이상 급증




경남 사천시 용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엔 건빵 간장과 된장, 신선채소, 과일 등을 사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 직매장은 선별, 납품, 전시, 판매시스템이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경남 사천시 용현면 온정마을 신현배 씨(60)의 삼천포 시장 나들이가 크게 줄었다. 예전에는 한 달에 두세 번 어시장을 둘러보고 대형마트에서 채소와 과일, 생필품 등을 구입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승용차로 마을에서 2km 떨어진 용현농협(조합장 신재균)을 찾는다.

용현농협 하나로마트의 로컬푸드 직매장에는 신선 채소와 과일, 어패류, 농산물 가공품이 풍성하게 진열돼 있다. 품질이 좋고 가격이 쌀 뿐 아니라 지역 농산물을 이용함으로써 농업인을 돕는다는 뿌듯함도 덤으로 얻는다.

평소 알고 지내는 이웃 사람의 이름이나 얼굴 사진이 상품에 붙어 있어 더욱 반갑다. 농협은 생산자 얼굴, 연락처, 일본 연수 사진 등도 매장에 걸어 두었다. 석계리 허숙녀 씨와 금문리 강종석 씨는 명품 토마토 생산자로 이름이 나 있다. 구월리 조용안 씨는 키위, 주문리 이현순 씨는 가지를 로컬푸드에 납품한다. 석계리 최진호 씨는 백미와 찹쌀, 신복리 유옥순 씨와 송지리 정삼점 씨는 배추를 공급하는 농업인이다.

용현농협 로컬푸드의 최고 자랑은 건빵 메주로 만든 된장과 간장이다. 용현 천연 손두부도 빼놓을 수 없다. 모두 우리 콩으로 만든다. 65농가에서 생산한 150여 개 품목을 취급하는 용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2014년 봄 개장했다. 첫해부터 빠르게 성장해 지난해에는 15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19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신 조합장은 “치밀한 준비와 선진 지역 견학 등을 통해 수집, 납품,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농업인과 이용자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용현농협뿐 아니다. 경남농협에 따르면 도내 22개 로컬푸드 직매장의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80% 이상 증가했다. 전체 매출액은 140억 원. 원예 농산물이 86억 원으로 가장 많고 축산물 42억 원, 기타 가공품 12억 원 등이었다.

하동축협은 매출이 지난해 21억 원에서 29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하담로’라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새로 개설하고 농축산물 가공, 체험활동과 소규모 공연 등을 곁들인 영향이 컸다. 진주중부농협은 21억 원에서 26억 원으로 늘어났다.

경남농협 경제유통단 김재걸 과장은 “로컬푸드 직매장은 중간 유통 없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한다. 농업인은 안정적 판로와 소득 증대, 소비자는 신선하고 싼 농산물 구매라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에서는 2013년 김해 대동농협(조합장 신현일)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7개 로컬푸드 직매장이 운영됐다. 올해는 새통영농협(조합장 유용기), 부곡농협(조합장 이명흔), 진주중부농협(조합장 최윤용), 문산농협(조합장 정석주), 서포농협(조합장 황일현) 로컬푸드 직매장이 새로 문을 열었다.

경남농협은 내년에 인구 100만 명인 창원시에 ‘경남로컬푸드 직매장 통합센터’를 개설한다. 위치는 경남농협본부 1층 현 신토불이 매장. 사업비 6억 원으로 리모델링을 한 뒤 로컬푸드 농업인과 소비자 교육, 교류를 담당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우수 품목 도 단위 교류도 함께한다.

하명곤 경남농협 본부장은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역 농특산품의 안정적 판로 확보, 잔류 농약 검사를 통한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공급, 농촌 활력 도모 등 다양한 기대효과가 있다. 농협이 직매장 개설과 경영 합리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