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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촌’ 한남동 단독주택 공시가격 50% 뛴다

입력 | 2018-12-27 03:00:00

고가주택 시세 반영률 높이자 껑충




내년에는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인상률이 지역과 개별 주택 상태에 따라 큰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의견수렴 기간이지만 서울 고가 주택이 몰린 용산구 한남동의 공시가격은 1년 만에 평균 50% 가까이 올랐다. 반면 같은 서울이지만 동대문구 제기동의 인상률은 10%대 초반 수준이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오른다.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내년 1월 말,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4월 말 확정된다.

○ 고가주택 공시가 급등, 서민주택은 ‘속도 조절’

26일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내년 한남동 표준단독주택 112채의 공시가격은 한 채당 평균 21억9029만 원이다. 올해 평균 가격(14억6499만 원) 대비 49.5% 올랐다. 한국감정원은 이달 19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주택 소유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을 공개하고 있다.

고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인상은 예고된 사안이다. 정부는 그동안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이 평균 51.9%(2017년 기준)에 불과해 아파트 시세반영률(평균 70.0%)보다 낮은 데다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고급 주택일수록 시세반영률이 낮은 맹점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남동에 있는 표준단독주택 112채 가운데 공시가격 인상률이 가장 높은 집은 대사관로 11길에 있다. 올해 16억3000만 원인 공시가격이 내년 29억6000만 원으로 81.6% 오른다.

최근 몇 년 동안 전국 표준단독 공시가 1위를 유지한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이태원로 주택은 내년 공시가가 270억 원으로 올해보다 101억 원(59.8%) 오른다. 원종훈 KB국민은행 세무팀장에 따르면 이 회장 주택의 경우(1주택자 가정) 올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쳐 1억1567만 원을 내야 하지만 내년엔 1억7350만9200원을 낼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은 59.8% 올랐지만 세 부담 상한(1주택자 전년 대비 150%)만큼만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2주택 이상이면 세금 부담이 더 커진다.

배우 송중기 송혜교 씨 부부의 이태원동 주택은 올해 53억4000만 원에서 내년 80억7000만 원으로 51.1% 오른다. 개그맨 박명수 씨의 이태원동 집은 공시가격이 32억1000만 원에서 50억 원으로 55.7% 오를 예정이다.

서울 내 다른 지역은 한남동처럼 급격한 가격 인상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서민주택이 많은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의 표준단독주택 124채의 평균 공시가격은 올해 2억3593만 원에서 내년 2억6590만 원으로 12.7% 오른다. 이 역시 올해 서울의 표준단독주택 가격 인상률(7.92%)보다는 높다.

○ 아파트도 강남 위주 인상 예고

내년 4월 공시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크게 뛸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실거래가 10억 원을 넘는 서울 아파트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60% 안팎에 그쳤다. 서울 내 모든 아파트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이 평균 70%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고가 아파트일수록 상대적으로 공시가격이 낮게 평가되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고가 아파트나 가격이 급등한 지역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박재명 jmpark@donga.com·주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