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크리스마스’ 후폭풍
무너진 2030선 성탄절 휴장 후 다시 문을 연 코스피가 26일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급락의 여파로 전 거래일보다 1.31% 하락한 2,028.01에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주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시스
○ 코스피 1%대 하락
전날 5% 넘게 폭락했던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널뛰기를 한 끝에 0.89% 상승한 19,327.06엔으로 마감했다. 오후 장중 한때 1년 8개월 만에 19,000엔 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올해 고점에 비해 여전히 15% 이상 떨어진 수치다.
○ 대통령 ‘세일즈’ 효과도 글쎄
코스피는 이달 들어 3.3% 하락했다. 같은 기간 15.5% 떨어진 미국 나스닥지수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14.7%), 일본 닛케이평균주가(―13.5%)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셈이다. 하지만 이는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해서라기보다는 앞서 10월 코스피 2,000 선이 무너지는 등 미리 조정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계 증시에 크리스마스 악몽을 선사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지금은 미국 주식을 사들일 호기”라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미국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기업들이 있다. 주식을 매입할 엄청난 기회”라고 언급하는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 대한 신임을 표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제가 더 좋아지기 어렵다는 ‘위기론’이 계속 힘을 얻고 있다. 올해 4분기(10∼12월)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지 않는다면 미국 증시는 계속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나 일본 국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거나 일단 자산을 현금화한 뒤 시장 흐름이 좋아질 때 다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건혁 gun@donga.com·김성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