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의 CVID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 현실적 해법은 핵포기 아닌 동결·감축 美 엘리트는 ‘핵보유국 인정’이라며 반대 이들의 반대 극복할 유일 인물은 트럼프 향후 북한과의 타협을 이룰 가능성 있어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
단기적으로 말하면 트럼프는 극히 위험할 수 있는 ‘최대 압박’ 정책으로의 복귀를 반대하는 거의 유일한 핵심 세력이다. 최근에 대한반도 정책을 결정하는 미국 엘리트 계층에서 강경파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강경파는 북한 비핵화가 아무 진전이 없다는 것을 잘 관찰했고, 따라서 2017년에 실시했던 최대 압박 정책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북한이 비핵화를 시작하도록 할 수 있을 줄 알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환상이다. 최대 압박의 재개이든, 매우 큰 보상이든 관계없이 북한 엘리트 계층은 ‘권력 유지와 생존의 보루’인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최대 압박이 초래할 수 있는 것은 한반도의 위기, 극한 경우에는 무력충돌과 전쟁이다. 다행히 트럼프는 최대 압박으로의 복귀를 희망하는 미국 관리 대다수의 압박을 굳게 무시하고,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지가 있으며 북한 비핵화를 회담으로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을 믿거나 믿는 척한다. 이 주장은 당연히 사실과 거리가 멀다. 북한의 비핵화가 환상이 되어버린 지 벌써 10여 년이 되었다.
문제는 미국 주류 엘리트 대부분은 이러한 타협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 국가로 인정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세계적으로 핵무기 확산을 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 그 때문에 엘리트들은 타협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반대를 극복할 수 있는 세력이 있다. 1인 군대(一人軍隊)인 트럼프 대통령이다. 전문가, 특히 외교 전문가들을 무시하는 그는 나중에 북한과 타협을 이룰 가능성이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북한은 핵·미사일 제조 설비와 장비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반납함으로써, 이미 제조된 핵무기를 유지하지만 새로 생산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하는 것이다. 그 대신에 미국은 대북 제재를 완화하고 종전선언 등 외교 양보를 하는 것이다.
물론 미국 내에서도, 국제 사회에서도 심한 반대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 이러한 타협을 ‘단계적인 비핵화의 첫걸음’으로 묘사, 선전해야 할 것이다. 이 타협은 사실상 북핵을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대안은 북한이 갈수록 핵·미사일 능력을 더 많이 향상시키고, 한반도와 세계를 더욱 위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미국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 타협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주류 엘리트를 무시하며 비전통적 정책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뿐이다. 그래서 2019년은 어떻게 될까? 트럼프는 의견을 갑자기 바꿔서 하루아침에 강경파를 지지하고, 다시 한번 매우 심각한 위기가 시작될 수도 있다. 또는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을 하고, 싱가포르 선언처럼 다시 한번 아무 가치가 없는 성명서에 사인한 다음에 자신의 위대성을 자랑할 수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단기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인 북핵 문제 관리 방법을 제안할 수도 있다. 우리 모두 2019년에 잘되기를 희망하자.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