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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정부 외교안보라인 줄줄이 교체… “대북 조율 누구랑 하나” 부담 커진 한국

입력 | 2018-12-27 03:00:00

앤드루 김-헤일리 이어 매티스까지… 후임 국방 취임 최소 두달은 걸려
폼페이오外 마땅한 대화상대 없어




트럼프, 파병 장병들과 화상 통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인 25일(현지 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괌, 카타르, 알래스카 등에서 복무하는 미군 장병들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셧다운으로 중지된) 정부 업무가 언제 재개될지 말할 수 없다”며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국경 장벽이 생기기 전까지 정부 업무는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북핵 및 외교안보 담당 핵심 인사들이 연말에 줄줄이 물러나면서 카운터파트(대화 상대)가 바뀌는 우리 정부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이나 ‘폭주’를 제어할 소신파나 지한(知韓)파들의 입지가 줄어들어 한반도정책 위기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과의 물밑 협상을 실무 조율하며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과 긴밀하게 소통했던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새해부터 스탠퍼드대로 자리를 옮긴다. 김 센터장은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 이상으로 남북미 간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며 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 중 한 명.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대북제재 강화 및 유지의 첨병 역할을 하던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표부 대사도 연말에 물러난다. 내년 2월까지는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됐던 한미 동맹 옹호론자 중 한 명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까지 물러났다. 아무리 빨라도 최소 한두 달은 걸리는 미 의회 인사청문제도를 감안할 때 당장 내년도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 등 주요 한미 연합훈련의 유예 및 재개를 놓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최종 논의할 상대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백악관 핵심 인사들 중 일부도 이전만큼 북핵 이슈에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가뜩이나 비핵화 협상 동력을 되살리려는 문재인 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올 초만 해도 비핵화 방식을 놓고 북한과 신경전을 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이란 핵문제 등을 주로 관장하면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북핵 문제로 이전만큼 내실 있는 대화를 하기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익명의 정부 당국자는 “볼턴의 임무가 일부 조정되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강경화 외교부 장관 통화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게다가 지난달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민주당이 차지한 뒤 내년 초부터 워싱턴의 정치 지형이 트럼프에게 더 불리해지게 되면 한국 정부에도 유리할 건 없다. 한 정부 관계자는 “2020년 재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해결했다고 자부하면서도 한국과의 동맹, 주한미군 이슈는 더욱 미국의 이익과 돈의 관점에서 다룰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