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일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최근 필자는 몽골에서 열린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 주관의 ‘2018 동북아 무예 포럼’에서 북한의 유네스코 담당 인사와 만나 전통 활쏘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그에 따르면 북한에도 이러한 전통 활쏘기 클럽이 있다. 북한에서는 활쏘기가 국가비물질문화(무형문화재)로 등재돼 있으며 활 만드는 궁장(弓匠)과 화살 만드는 시장(矢匠)도 등록문화재로 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활쏘기는 국가문화재도 아니고 일부 지역문화재로만 등재돼 있다. 그런 점에서 활쏘기 문화의 모습이 잘 담겨 있고 한국형 스포츠클럽의 원형인 전통 활터의 사계와 편사 등을 중심으로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국궁을 등재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전통 활쏘기가 어느 정도 활성화돼 있는지는 모르지만 가능하면 북한과 공동으로 등재하면 남북 화해에 좋은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남북 정상이 2032년 올림픽 공동 유치를 하자고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밝혔다. 그동안 수많은 남북 스포츠 교류가 있었지만 평창 겨울올림픽만큼 의미가 있었던 때가 없었다. 국궁을 먼저 국가문화재로 등재하고 나아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야 할 때다. 내년 전국체전 100주년 행사에 북한 국궁 선수들이 참여하는 등 남북이 하나가 되는 기회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나영일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