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줄어드는 장기기증, 왜?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66.5%가 뇌사 시 장기나 인체조직을 기증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26일 밝혔다. 10명 중 6명꼴로 장기기증에 호의적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결과를 접한 이식 대기 환자나 전문가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뇌사 시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등록한 서약자 비율은 2.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뇌사 추정자 중 가족이 장기기증에 동의한 비율도 15.3%에 그쳤다. 현행 장기이식법에 따르면 뇌사자가 생전에 장기기증을 서약했어도 가족이 반대하면 장기를 적출할 수 없다.
정부는 ‘그 사건’ 이후 기증자 예우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협약을 맺은 53개 병원에 뇌사 기증자가 나타나면 사회복지사를 파견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사회복지사는 뇌사 기증자의 시신을 영안실에 안치할 때까지만 동행한다. 협약을 맺지 않은 병원에서 A대학병원과 같은 사례가 반복돼도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
안규리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대한이식학회 이사)는 “뇌사 기증자가 생기면 어느 병원이든 사회복지사를 보내 뇌사 기증자의 장례절차가 끝날 때까지 유가족과 동행하며 심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