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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말리는 풀세트, 삼성화재 5전 5승

입력 | 2018-12-27 03:00:00

현대캐피탈, 5승 1패 승률 2위
꼴찌 한국전력, 7번 중 6번 쓴맛
KB손보는 4번 싸워 1승도 못올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프로배구 남자부에서 64경기가 치러진 가운데 경기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풀세트 경기’가 3.5경기당 한 경기꼴인 18경기가 나왔다. 시즌 초반 16경기에서 한 번도 없던 풀세트 경기는 각 팀이 본격적인 순위경쟁에 돌입하며 48경기에서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리그 최고의 ‘풀세트 단골’은 꼴찌 한국전력(1승 18패)이다. 외국인 선수가 일찌감치 전력에서 이탈해 국내선수로만 라인업을 꾸리는 등 악조건에도 굴하지 않고 7차례나 풀세트 접전을 벌였다. 시즌 첫 승도 5세트 접전 끝에 거뒀다. 25일 1위 대한항공을 상대로도 5세트 경기를 치르는 등 상대하기 껄끄러운 고춧가루 부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세트에서 가장 강한 팀은 정규시즌 5위 삼성화재다. 올 시즌 5번 5세트를 맞아 모두 웃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선 전통의 라이벌 현대캐피탈도 ‘5세트 삼성화재’를 당해내지 못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선수들이 5세트에만 들어가면 눈빛과 집중력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반면 KB손해보험은 유독 5세트에 약했다. 4번 싸워 모두 졌다. 18일 한국전력을 상대로 5세트에서 시즌 첫 승 제물이 된, 잊고 싶은 추억(?)도 있다.

관중에겐 경기를 오래 볼 기회가 되지만 팀들은 풀세트 경기가 달갑지 않다. 체력 부담이 심하기 때문. 이겨도 승점 3점이 아닌 2점이 주어지고, 총력전을 치러 패할 경우 후유증도 상당하다. 이종경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팀에는 4세트 이내에 끝나는 경기가 베스트”라며 “시종일관 집중력을 발휘해 풀세트까지 가지 않고 깔끔한 승리를 많이 쌓는 팀이 순위 레이스에서 웃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