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최경애 사회사업팀장(왼쪽)이 퇴원을 앞둔 환자를 상담해 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처럼 퇴원 환자에게 지역 복지 서비스를 안내해 주는 ‘지역연계실’을 2022년까지 전국 병원에 설치할 계획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제공
18일 오른팔에 깁스를 한 A 씨(45·여)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A 씨는 자활근로 중 팔이 부러졌지만 진료비 440만 원을 구하지 못해 퇴원하지 못하고 있었다. 상담사가 휴지를 건넸다. 서울 영등포구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1층 ‘사회사업팀 상담실’에 비치된 휴지 한 통은 일주일을 버티지 못한다. A 씨처럼 퇴원 후가 막막한 환자들이 상담 중 마음속 응어리를 눈물과 함께 쏟아내기 때문이다.
○ 퇴원 후가 막막한 환자에게 상담서비스
강남성심병원 사회사업팀은 A 씨처럼 병원비를 내지 못하거나 퇴원 후 갈 곳이 없는 환자와 상담해 해결책을 찾는 곳이다. 지난해 초 뇌출혈로 쓰러진 뒤 폐렴이 겹쳐 중환자실에 입원한 B 씨(59)도 마찬가지였다. B 씨는 사는 곳이 일정하지 않아 ‘거주 불명’으로 분류된 탓에 건강보험은 물론이고 의료급여 혜택도 받지 못했다. 담당 상담사는 오래전 진료기록을 통해 B 씨와 20년 전 연락이 끊긴 그의 형을 찾아내 설득한 끝에 B 씨의 주민등록 기록을 되살리고 재활치료가 가능한 요양원을 소개할 수 있었다.
○ 전국 병원 2000여 곳에 지역 연계실 설치
복지부는 요양병원에 우선적으로 지역 연계실을 설치할 방침이다. 조금만 도움을 받으면 집에서 지낼 수 있음에도 돌봐줄 사람을 구하지 못해 요양병원을 전전하는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이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한 해 요양병원에 석 달 이상 입원한 환자는 2013년 18만5972명에서 지난해 26만6675명으로 늘었다. 이들에게 투입된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재정은 같은 기간 3조7516억 원에서 6조235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배병준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커뮤니티 케어 추진위원장)은 “의료서비스와 지역 내 복지서비스를 자기가 살던 곳에서 중단 없이 받을 수 있으려면 병원에 지역 연계실을 빠짐없이 설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