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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유시민 두둔하며 “확실히 운동장 기울어져 있어” …男 발끈

입력 | 2018-12-27 17:14:00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동아일보DB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최근 논란이 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20대 남성’ 관련 발언에 대해 “취지 자체는 20대 남성을 비하한다거나 문제를 가볍게 봐서 그렇게 발언했던 것 아닌 것 같다”며 유 이사장을 두둔했다.

박 최고위원은 26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20대 남성이 느끼는 고민에 좀 다가가려고 발언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되지 않았나 이렇게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 21일 한 출판사가 주최한 특강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20대 남성의 지지 부진 현상에 관한 질문에 “20대 남녀가 2배 이상 지지율이 차이 난다는 건 남녀가 각각 다르게 느끼는 게 있어서 그런 것”이라며 “20대가 화를 내는 것도 이해할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남자들은 군대도 가야 하고 또래 집단에서 보면 여자들이 훨씬 유리하다”며 “자기들(남자들)은 축구도 봐야 하는데 여자들은 축구도 안 보고 자기들은 롤(컴퓨터 게임)도 해야 하는데 여자들은 롤도 안 하고 공부하지, 모든 면에서 남자들이 불리하다”고 말했다.

이후 일각에서는 ‘20대 남성을 철없는 존재로 보고 있다’며 비판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박 최고위원은 “20대 남성 얘기를 들어보면 이런 얘기를 한다”며 “그분들의 이야기는 여성들의 어떤 권익 신장을 위해 이렇게, 저렇게 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는 거다. 반면에 자기네들(20대 남성)은 한 번도 여성 위에 군림한다거나 또는 여성보다 더 대우를 받았거나 한 적은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최근에 나왔던 정부의 정책이나 이런 부분이 여성 쪽에 좀 많이 기울어져 있는 것 아니냐는 그런 (20대 남성의) 불만이 있다고 저희도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박 최고위원은 “확실히 운동장은 기울어져 있다”며 “20대 남성이 느끼는 것하고 맞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유리천장 지수가 굉장히 높은 나라이고 남녀 간 불평등이 굉장히 심한 나라”라고 밝혔다. 
 
그는 “그런 부분에서 당연히 바로잡는 정부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최고위원은 “그런데 그 속에서 20대 남성 세대만이 느끼는 특수한 문제들을 듣고, 같이 이야기하고, 또 풀어주고 하는 부분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들을 해나가려는 노력이 좀 부족하지 않았냐는 생각이 든다”며 “남녀가 다 행복해야 한다. 그래서 남녀가 나와서 서로 하고 싶은 얘기도 하는 그런 자리를 좀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 최고위원의 ‘기울어진 운동장’ 발언에 일부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지지율 까먹는 데 크게 일조한 게 박주민 최고위원 아닌가?”, “운동장이 기울었다고? 어이없네”, “여성 정책만 쏟아내면 30·40대도 지지율 쭉쭉 떨어질 것”, “점점 산으로 가네”, “다음엔 민주당 안 찍는다” 등이라며 반발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