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전 영화 ‘라이온 킹’에 등장 내년 실사영화 개봉 앞두고 아프리카서 취소 청원 확산 “탐욕의 결과… 아프리카 전체 모욕”
최근 대중문화계에서 타 문화권의 문화를 허락 없이 차용하는 ‘문화도용’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영화 속 대사 ‘하쿠나 마타타’ 상표권으로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비난받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월트디즈니컴퍼니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내년 7월 라이온 킹 실사판 영화 개봉을 앞두고 최근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등 아프리카 지역에서 디즈니 상표권 취소를 요청하는 청원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청원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짐바브웨 출신 셸턴 음팔라는 “디즈니 상표권은 탐욕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스와힐리어를 사용하는 이들의 정신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27일 현재 해당 청원사이트에 서명한 인원은 17만 명을 넘어섰다.
디즈니가 하쿠나 마타타를 상표권으로 등록한 것은 영화가 개봉된 1994년이다. 디즈니 대변인은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하쿠나 마타타에 대한 디즈니의 상표권 등록은 개인이 그 문구를 사용하는 것을 결코 막지 않았고 앞으로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재벌 딸 결혼식에 인도 전통 복장을 입고 참석했다 구설에 오른 흑인 팝가수 비욘세. 비욘세 인스타그램
오래전에 등록된 하쿠나 마타타 상표권을 놓고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는 현상과 관련해 최근 대중문화 등에서 문화도용(cultural appropriation·‘문화전유’로도 표현)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화도용이란 패션 음악 등에서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주류 문화권 출신이 비주류 문화권의 문화적 장치를 허락 없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정복전쟁으로 비극을 경험한 아메리칸 원주민 복장을 핼러윈 데이 때 백인이 따라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흑인 스타일과 말투를 따라한다며 논란이 된 백인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 AP 뉴시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