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농도 분석 데이터 오류… 공단, 시민단체 중단요구 수용 한울-월성 1503드럼 안받아… 원안위측 “안전엔 큰 문제없어”
경북 경주의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의 폐기물 반입이 21일부터 중단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방폐장으로 보낸 장갑 등 중·저준위 폐기물 가운데 일부에서 방사능 농도 등 분석 데이터에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방사성 폐기물 반입이 중단된 건 2010년 방폐장 운영 이후 처음이다.
이로 인해 이달 한울원전과 월성원전에서 방폐장으로 보내려던 폐기물 1503드럼(드럼당 200L)을 받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유일의 방사성 폐기물 운반선인 청정누리호는 현재 한울원전의 폐기물 1000드럼을 실은 채 21일부터 한울원전 부두에 멈춰서 있다.
이번에 폐기물 반입이 중단된 것은 2015∼2017년 대전의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반입한 방사성 폐기물 2600드럼 가운데 945드럼에서 핵종과 방사능 농도 등의 분석 데이터에 오류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올 7, 8월 두 차례 법·규정 위반 사례를 자체적으로 점검하면서 과거 방폐장으로 보낸 해당 폐기물의 방사능 분석 데이터 오류를 확인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자진 신고했다. 해당 폐기물은 연구원의 실험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러자 경주시의회와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는 최근 방사성 폐기물의 추가 반입 중단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이를 받아들였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문제의 폐기물은 대부분 장갑과 실험복 같은 중·저준위 폐기물로 일부 방사능 측정 데이터에 오류가 있는 것은 맞지만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경주시의회, 민간환경감시기구와 협의해 폐기물 반입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주=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