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석면제거 부실 논란]감사원, 담당자 2명 중징계 요구
올 2월 조희연 서율시교육감(가운데)이 서울 관악구 인헌초등학교를 찾아 석면 철거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당시 교육당국은 인헌초의 석면 철거 공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학부모들과 환경시민단체가 주축이 된 검사에서는 석면이 발견됐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뉴스1
전국 초등학교 462곳이 석면 해체 및 제거 공사를 진행 중인 건물 내에서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등을 버젓이 운영했고, 교육부는 석면 조사에 오류가 있음을 확인하고도 적극적으로 덮고 축소하고자 했다.
○ 석면조사 부실 드러나자 표본조사 흔적 없애려
그러나 교육부는 표본조사 외의 학교들에서 석면 구역이 누락됐는지를 재검증하지 않는 대신 2016년 1월쯤 수차례에 걸쳐 용역업체에 석면지도의 부실을 드러낸 표본조사 결과를 삭제하도록 했다.
교육부 담당자는 감사 과정에서 “석면지도상 무(無)석면 구역 내 석면 건축자재가 실제 누락됐는지 등을 전면 재검증하기에는 시간과 예산상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검증용역 중간보고회의 및 최종보고회의 때 각 시도교육청 담당자들이 참석했던 만큼 (교육청이) 주도적으로 각급 학교의 부실한 석면지도의 사후 관리를 할 수 있었다”며 책임을 전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 아이들 바로 옆에서 석면 공사
교육부가 2027년까지 전국 유치원 및 초중등학교 석면자재를 철거하기 위해 투자하는 예산은 매년 2827억 원. 그러나 세부계획을 살펴보면 위험물질을 먼저 제거하기 위한 노력도, 학교시설 내에서 해체·제거 공사가 이뤄질 때의 안전 대책도 부족한 실정이다.
감사원은 또 석면 건축자재 중 안개 같은 형태로 뿌리는 방식의 분무재의 경우 석면 농도가 높고 쉽게 흩날리는 만큼 우선 철거 대상으로 넣어야 하는데 교육부가 우선 선정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또 석면이 공기 중에 확산되지 않도록 냉·난방기 교체 공사보다 석면 해체·제거 공사를 먼저 시행해야 하는데도 교육부가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냉·난방기를 교체한 학교 2342곳 가운데 65.7%(1538곳)가 냉·난방기 교체 공사 후 석면 작업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석면만큼 유해한 고농도 미세먼지를 잡겠다면서 교육부가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약 2200억 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추진 중인 공기정화장치 설치사업 역시 주먹구구식이었다. 감사원은 교육부가 미세먼지 제거 효과를 담보할 수 없는 미인증 공기청정기와 미세입자 제거 성능이 입증되지 않은 가습기 공기살균기를 구입하는 데 약 6억 원의 예산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