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31일 운영위 출석 결정 안팎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에 대한 진상 규명과 민생입법 처리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던 여야는 조 수석의 국회 출석에 따라 일시적인 돌파구를 찾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오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는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의 연내 국회 통과를 위해서라면 조 수석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이날 아침까지도 국회 출석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이 민간인 사찰 의혹 등에 대해 직무유기로 고발한 만큼 피고발인의 신분으로 국회에 출석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조 수석은 문 대통령의 지시에 “그러면 (국회 출석을) 준비하겠다”고 말했으며 문 대통령은 조 수석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특감반 관련 수사가 이제 시작돼 피고발인 신분의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으나 제2, 제3의 김용균 씨가 나오는 걸 막기 위해선 산업안전보건법이 연내에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 시절 청와대 내부 직원 비리 발생 시 국정감사에 출석한다는 원칙을 지켰고 그게 청와대의 방침이기도 했다”며 “운영위 출석은 처음이지만 김용균법 등 중요 법률이 걸려 있어 방침을 변경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정수석의 첫 운영위 출석이 민생을 위한 ‘희생’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야당에선 청와대가 조 수석의 국회 출석을 ‘양보’로 규정한 것을 두고 “특감반 문제가 이렇게 불거진 만큼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조 수석의 출석은 당연한 일인데 청와대가 선심 쓰듯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박효목 tree624@donga.com·문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