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유튜브 캡쳐)
인터넷에서 ‘잊혀질 권리’를 주창해 널리 알려진 디지털 분야 권위자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49)가 직원 A 씨(33)를 수년에 걸쳐 폭행하고, 도망가지 못하도록 여권과 신분증을 빼앗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28일 송명빈 대표로 보이는 인물이 A 씨로 보이는 인물을 주먹으로 폭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온라인에 게재하며 "동영상(1개)과 녹음파일(21개)을 확인한 결과 송 대표는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년에 걸쳐 서울 강서구 마커그룹 사무실에서 거의 매일 A 씨를 폭행하고 협박했다"고 보도했다.
A 씨는 2013년 공익근무요원 시절부터 송 대표를 돕다가 2014년 11월 마커그룹에 정식 입사, 행정부터 운전까지 마커그룹의 전반의 업무를 도맡았다고 한다.
신문은 "A 씨가 울부짖으며 빌어도 폭행을 멈추지 않은 상황이 녹음파일에서 확인됐다"며 이 녹음파일에는 "너는 X나게 맞아야 돼. 죽을 때까지 맞아야 돼!", "너는 왜 맞을까?"등의 내용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또 "송 대표가 '청부살인으로 너와 네 가족을 해치겠다' 등 수십차례 협박한 사실도 드러났다"며 "송 대표는 자신이 편하게 폭행할 수 있도록 A 씨에게 둔기를 갖고 다니게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결국 지난 6월 국외로 도피한 A 씨는 "보복이 두려워 지인 집을 떠돌다 여권을 새로 발급받아 나갔다"며 "저에겐 잃어버린 6년이고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지금도 송 대표가 가족을 해칠까 두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 대표는 "A 씨는 회사에서 배임·횡령을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한 인물"이라며 "한 번도 때리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A 씨가 먼저 저를 폭행하고 폭언하는 등 폭력을 유도했다. 신분증 등은 스스로 내놓은 것이고 즉시 돌려줬다. 영상과 녹음파일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송 대표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 소멸 원천 특허인 ‘디지털 에이징 시스템(DAS)’을 낸 인물로, 2015년 ‘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란 책을 발간해 널리 알려졌다. 정치권과도 인연이 있다.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타운 우수멘토로 활동했고, 문재인 대선캠프에서는 집단지성센터의 디지털소멸소비자주권강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상생협의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