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방부 앞에서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도 참석했다. 참여연대 소속 활동가 홍정훈(28)씨와 청년정치공동체 너머 소속 활동가 오경택(30)씨가 그들이다.
오씨는 이번 정부안에 대해 “‘거꾸로 걸어놔도 국방부 시계는 간다’는 말이 있지 않나. 그런데 국방부 시계는 그 자체로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징적 처벌”이라는 말로 이번 정부안을 규정하면서 “국방부 스스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이들을 처벌하려 했다는 증거를 의도적으로 남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씨는 이번 안을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안 그대로 국회로 넘어갈 경우 논의 도중 더 안 좋은 방향으로 바뀌게 될 가능성도 있어 매우 실망스럽다”고 우려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는 홍씨는 “우리나라 사회복지시스템 현실을 보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매우 많다. 정부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분야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를 도입해도 무리가 없는데, 굳이 교정시설 36개월 합숙을 밀어붙인 건 결국 우리는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물론 우리 사회 소수자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두렵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홍씨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이번 안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요구하는 안으로 바뀌어 입법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는 군복무 환경과 가장 유사한 교정시설에서 합숙 근무하는 방안으로 정해졌다. 복무 기간은 현역병(육군 18개월 기준·2021년 말까지 단축)의 2배인 36개월로 정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