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시절 온라인 댓글 등을 통한 여론 조작 활동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경찰 고위 간부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성훈)는 김모 전 경찰청 정보국장, 황모 전 보안국장, 정모 전 정보심의관, 정모·김모 전 대변인 등 경무관급 이상 고위 간부 출신 5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전날 불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조현오(63) 전 경찰청장과 공모해 지난 2010년 2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경찰청 정보국·보안국·대변인실 소속 경찰관들을 동원해서 정치·사회 이슈에 대한 댓글 및 게시물을 작성토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청장은 이 같은 혐의로 지난 10월 구속기소 된 바 있다.
조사결과 김 전 국장은 지난 2011년 11월 승진해 경찰청 정보국장이 된 이후에도 서울지방경찰청 정보4계와 SPOL팀을 통해 댓글 조작 범행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지난 2010년 12월 승진한 황 전 국장의 경우 대공 수사가 본업인 보안국 사이버 수사 요원들을 동원해 댓글 조작 범행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국과 보안국뿐만 아니라 대변인실 산하에도 ‘폴알림e’라는 댓글 조직과 ‘온라인소통계’라는 전담부서가 신설되는 등 댓글 조작 관련 조직이 확대됐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은 이들이 경찰 조직을 동원해서 천안함 폭침 사건, 구제역 파동 등 정치·사회적 이슈 등과 관련해 정부·여당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여론을 조성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른바 ‘희망버스’ 집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 제주 해군기지 반대 집회 등 당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와 관련해서 댓글 조작을 통해 공권력 행사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케 하고, 이를 경력 투입의 근거로 활용하려 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한편 조 전 청장은 지난 14일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서 “경찰에 대한 비난에 대응하는 것이 어떻게 정치공작이고 댓글공작인가”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