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진행하는 학교 석면 해체와 제거 공사 과정에서 아이들이 석면 먼지가 흩날리는 환경에 방치된 사실이 드러났다. 27일 공개된 감사원의 ‘초중고등학교 학교 환경 개선사업 추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17년 초등학교 462곳이 석면 제거 작업이 진행된 기간에 같은 건물에서 돌봄교실 병설유치원 등을 운영했다. 석면은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쌓이면 폐암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인 만큼 작업 현장과 아이들을 격리하는 등 공사 전반에 걸쳐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교육당국의 부실 행정과 엉터리 감독으로 공사기간에 학교에 나온 아이들이 발암물질의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교육부는 2027년까지 모든 학교에서 석면을 없앤다는 계획 아래 2015년 이후 방학마다 대상 학교를 선정해 동시다발적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현장에서는 ‘조용한 살인자’로 불리는 석면 분진이 대거 발생하므로 공사하는 동안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 이번 감사 결과는 당국이 개학 전 공사를 끝내는 데 급급해 학생들의 안전대책에는 제대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증거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부는 석면의 사용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만든 ‘석면 지도’의 오류를 확인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당시 용역에서 표본 학교 중 16%에서 지도에 없는 석면구역이 드러났다. 표본 이외 학교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부실한 표본조사 결과를 검증용역 최종 보고서에서 삭제하도록 하는 등 은폐하려고 했다. 올해 감사원의 점검 결과 석면 제거 공사가 완료된 142곳 중 29곳에서 여전히 석면이 검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