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섭 패션디자이너·홍익대 미술대 교수
크리스마스의 주연배우는 산타클로스입니다. 이분이 등장하기만 해도 주위가 환해집니다. 썰렁 유머 하나 더. 산타의 나이는 몇 살일까요? 정답은 아빠와 동갑입니다.(트럼프처럼 어린이들의 꿈을 꺾어서 죄송해요.) 그럼 산타는 상상의 산물일까요? 실존 인물인 성 니콜라스(Saint Nicholas) 대주교가 모델입니다. 평생을 봉사와 헌신으로 살았던 그는 사후에 수호성인(守護聖人)의 의미를 가진 ‘세인트’라는 칭호를 받았고, 12월 6일은 성 니콜라스의 축일로 정해졌지요. 성 니콜라스의 축일 하루 전날인 12월 5일에 과거 성 니콜라스의 선행을 기념해 가난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풍습이 시작됐고 이후 전 유럽으로 퍼졌습니다.
이후 오랜 세월이 지나 유럽의 이민자들에 의해 성 니콜라스는 산타클로스로 아메리카 신대륙에 소개됩니다. 특히 네덜란드인들이 산테클라스라고 불렀는데 미국화된 발음으로 산타클로스로 불리게 된 겁니다.
옷 한 벌이 그 시대의 생활상과 상징을 만들어 냅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만들어 낸 백설공주의 대중적 이미지 때문에 금발의 백설공주는 백설공주가 아닌 게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공주를 꿈꾸는 많은 여자아이에게 백설공주 패션은 핼러윈데이 혹는 학예회 때에 꼭 한번 입고 싶은 꿈의 패션이 됐습니다. 세제 상자와 깡통, 코카콜라 병 등을 사용해 대중 예술을 이끌었던 앤디 워홀이 “대중예술은 모든 이를 위한 것이다”라고 했던 것처럼 산타의 패션도 크리스마스의 행복을 꿈꾸는 모든 이를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좀 ‘싼티’가 난다고요? ‘싼타’라서 ‘싼티’가 나나요? 원래 대중적인 것은 ‘부티’가 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산타 할아버지의 무릎처럼 푹신하고 편안합니다.
간호섭 패션디자이너·홍익대 미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