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센터 PC 해킹돼 997명 이름·나이·주소 유출 담당자 “크게 동요 없다”지만…탈북민엔 민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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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하나센터 PC 해킹으로 신원을 알 수 없는 이에게 북한이탈주민 수백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다수 탈북민이 불안을 겪게 됐다.
28일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달 경북하나센터의 PC 1대가 해킹돼 경북 지역 탈북민 997명의 이름·생년월일·주소 등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가 유출됐다. 연락처와 주민등록번호는 담겨있지 않았다.
지금까지 피해 사례가 신고되진 않았지만 당사자들은 당분간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유출된 정보가 어떻게 쓰일지 알 수 없고, 탈북민에게는 이름·생년월일·주소도 ‘민감’ 정보가 될 수 있어서다.
이번 해킹을 누가·어떤 이유로 저질렀는지, 탈북민 정보를 노린 것인지 등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청이 통일부의 의뢰를 받아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대다수 탈북민은 공개적으로 자신이 탈북민이라고 밝히지 않고 살아간다”며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가 유출된 것이 이들에겐 위협적인 사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만약 탈북민을 타깃으로 해킹이 이뤄진 것이라면 북에 있는 가족들에 대한 피해가 있을 수도 있고, 북한에 있는 가족을 미끼로 남한에 있는 탈북민에게 공작하는 자료로 쓰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탈북민은 “실제로 신변에 위협이 생길 가능성이 작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국가보위부에 대한 두려움이 강한 사람들은 본인과 가족에게 피해가 생길까봐 노심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물질적 피해 없이 심리적 불안만 겪는 경우 정부가 마땅히 구제할 방법이 없는 측면이 있다. 또 정착 초기 단계의 탈북민들이 지원센터나 당국에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하나센터 관계자는 ‘해킹 사실을 전달받은 탈북민들이 우려를 많이 표했느냐’는 뉴스1의 질문에 “개인차는 좀 있는데 전반적으로는 크게 동요는 없는 상황”이라며 “민감정보들이 아닌 상황이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신변위협을 느끼거나 북측의 가족을 우려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건 말 그대로 기사, 언론에서 얘기하시는 부분인 것 같다”며 “통화상으로 그런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 분은 안 계셨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