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만난 금융 서비스 확대
공인인증서 없이 비밀번호만으로 간편하게 결제, 송금하는 서비스로 출발했던 핀테크 업체들이 이제는 새로운 금융상품으로 기존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기존 금융회사에서 볼 수 없던 신규 서비스를 앞세워 빠르게 외연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NHN페이코에 따르면 한화생명 크레딧은 서비스가 출시된 지 한 달도 안 됐지만 하루 대출 건수만 수백 건이나 된다. 앱으로 간편하게 10분 만에 포인트를 빌릴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정 대표의 말처럼 카카오페이, 토스(회사명 비바리퍼블리카), 네이버페이 등 핀테크 업체들이 제공하는 신개념 서비스는 올해 소비자의 호응을 받았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안에서 전기·가스 요금, 지방세 등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는 국내 최초 메신저 기반 전자고지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 청구서’를 제공하고 있다.
간편 송금으로 고객을 늘린 토스는 모바일 앱에서 부동산, 해외주식, 개인 간 거래(P2P) 등 차별화된 투자 상품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가 보유한 모든 카드의 총 사용액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카드 조회 기능도 있다.
네이버페이는 22만6000여 개의 네이버 온라인 가맹점에서 쓸 수 있는 네이버 포인트를 오프라인 카드로 적립할 수 있는 카드 상품을 일찌감치 선보인 바 있다.
기존 금융회사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최근 NHN엔터테인먼트와, 우리은행은 SK플래닛과 손잡고 각각 데이터마케팅 협력 강화, 대안 신용평가모델 개발 등에 착수했다. 지금까지는 금융기관들이 나이스평가정보, 코리아크레딧뷰로 등 전통의 신용평가 전문기관에 신용평가를 사실상 위탁해 왔는데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정보기술(IT) 기업들에 손을 내민 것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방대한 금융 데이터를 정리하고 실시간으로 서비스에 반영하려면 데이터베이스, 알고리즘 등의 전문가들이 필요한데 이는 핀테크 업체들이 잘하는 분야”라며 “민감한 개인 금융정보에 대한 보안 방안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핀테크 기업의 성장세를 견인하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