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관광명소 도로변서 폭탄테러… 베트남인 등 4명 사망 10명 부상 이집트, 테러리스트 40여명 사살
처참하게 부서진 버스 28일 오후 이집트 관광명소 ‘기자 피라미드’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처참하게 부서진 관광버스를 이집트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카이로=AP 뉴시스
폭탄은 도로 벽에 숨겨져 있었다. 폭발로 버스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났고 차체는 심하게 부서졌다.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베트남 관광객 란레(41)는 “폭발이 일어난 뒤 비명이 이어졌다”며 “이후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테러로 베트남 관광객 3명과 이집트 현지 관광 가이드 1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이집트 정부는 29일 기자 및 시나이 북부 등에서 동시 다발적인 테러 진압 작전을 벌여 테러리스트 40여 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또 “테러리스트들이 국가기관 및 관광지, 군을 겨냥한 여러 테러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고 했다. 다만 이날 사살한 이들이 베트남 관광버스를 공격한 테러와 관련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집트 관광 산업은 올해 상반기(1∼6월)에 조금씩 회복하며 수입이 전년 동기보다 77% 증가한 48억 달러(약 5조3600억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5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집트를 찾아 아랍의 봄 이후 처음으로 10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테러로 이런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는 “세상 어떤 나라도 100%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