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경제정책 기조 고수]與지도부와 회동서 경제 메시지
지난해 12월 31일 문재인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 오찬 간담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함께 오찬장에 들어서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오찬에서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에 대해 “정치 공세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포용적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라는 요구를 ‘경제실패 프레임’이라고 지적하면서 경제개혁 완수 의지를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일부 정책에 대해 일시적으로 속도를 늦출 수는 있더라도 개혁의 방향 자체를 바꾸지는 않겠다는 뜻을 새해를 앞두고 재천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작심 발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평소 하고 싶었던 소회가 담긴 것”이라며 “개혁의 방향을 되돌릴 수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 ‘경제 색깔론’ 극복 내건 문 대통령
문 대통령은 2018년 마지막 날인 지난해 12월 31일 여당 지도부 초청 오찬과 수석·보좌관회의를 잇달아 열고 새해에도 기존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어느 때보다 강력한 톤으로 발신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기조가 올바르게 작동하고 있는데도 ‘경제 실패 프레임’ 때문에 좋은 경제지표들도 악화된 것처럼 왜곡돼 전달됐다는 것. 문 대통령이 취임 후 공개적으로 특정 사항에 대해 언론을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경제정책을 비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다행스러운 것은 남북관계의 경우 ‘종북이다’ ‘친북이다’ ‘퍼주기다’ 등 색깔론이 과거처럼 강력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남북관계에 대해선 성과를 중심으로 지지 강도가 좌우되는 수준에 우리 사회가 이르렀다”고 했다. 남북관계에 대한 기존의 ‘색깔론’ 비판 프레임을 남북 정상회담 등 외교적 성과로 극복했던 것처럼 ‘경제 색깔론’도 성과로 극복하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수석·보좌관회의에선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의 성과를 앞세웠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사람 중심 경제로 경제 패러다임이 전환된 원년”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계 실질소득이 높아졌고 보육비, 의료비 등 필수 생계비는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소득주도성장뿐만 아니라 갑을관계 개선, 일감 몰아주기 근절 같은 공정경제 분야, 규제혁신과 사상 최고치의 벤처 투자, 전기·수소차의 보급 확대 등 혁신성장에서도 성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 현 정부 경제정책 3대 축이 모두 성과를 냈다고 자평한 것이다.
○ “지치지 말고 개혁해야”
문 대통령은 또 “청와대는 국정을 총괄하는 곳”이라며 “스스로를 거울에 비춰 보듯, 살얼음판을 걷듯 자중자애해야 한다. 그것을 요구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 수 없다면 청와대에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새해 인사에서 “평화가 한 분 한 분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돌이킬 수 없는 평화로 만들겠다”며 “이 겨울 더 따뜻하게 세상을 밝히라는 촛불의 마음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