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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답방 찬성” 66%… “비핵화前 대북제재 풀면 안돼” 48%

입력 | 2019-01-01 03:00:00

[2019 새해 특집/여론조사]외교-안보 분야 평가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 제재 완화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행하기엔 이르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연령, 지역별로 찬성 의견이 고르게 높았다. 역사적인 답방을 통해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보다 명확히 하고, 이를 적극 실행해 나가기를 기대하는 바람이 큰 것으로 보인다.

○ 제재 완화 ‘시기상조’ 목소리 높아

동아일보 신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경우 ‘잘했다’는 답변(60.0%)이 ‘잘 못했다’는 답변(30.3)%의 두 배가량이었다. 지난해 대화 국면에서 조성된 한반도 안정 분위기를 긍정 평가한 것. 2017년도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6차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에 긴장 분위기가 고조됐지만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을 세 차례 치르며 대립보다는 대화로 국면이 일단 전환됐다.

하지만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대북 제재 완화의 시점과 관련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대북 제재를 풀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47.6%를 차지했다. ‘제재 완화와 비핵화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은 31.5%였다. 비핵화 진전을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단계적인 주고받기’가 필요하다는 것에 세 명 중 한 명만 공감한 것. ‘대북제재를 먼저 풀어 비핵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며 보다 적극적인 제재 완화 입장을 밝힌 답은 16.9%에 그쳤다.

비핵화 대화 국면에서 남북의 관계개선 속도가 북-미의 속도를 앞서간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한미 공조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많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와 비교해 현재 한미동맹 변화상을 묻는 질문에 ‘변화가 없다’는 의견이 37.4%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11월 30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여섯 번째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비핵화 국면에서 한미 정상은 비교적 자주 만났다.

한미워킹그룹 회의 등 양국 실무진도 빈번하게 만났다. 그러나 ‘한미동맹이 보다 약화되었다’(30.6%)란 답은 ‘보다 강화되었다’(26.0%)는 답보다 다소 많았다.

○ ‘김정은 서울 답방’ 찬성 65.9%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해를 넘겨 2019년 초 이뤄질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여론 조사에선 답방에 긍정적 답변이 높았다. 앞서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30일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을 전하며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합의한 대로 올해(2018년) 서울 방문을 고대했지만 이뤄지지 못해 못내 아쉽다.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서울 답방에 ‘매우 찬성한다’(19.3%), ‘찬성하는 편이다’(46.6%) 등 찬성 의견이 65.9%에 달했다. 반면 ‘매우 반대한다’(12.8%), ‘반대하는 편이다’(16.5%) 등 답방 반대 의견은 29.3%였다. 4.8%는 모름이나 무응답이었다.

조사 대상 3명 중 2명이 찬성 의견을 밝힌 것은 지난 한 해 대화 국면 속에서 김 위원장이 기존 부정적 이미지 전환에 일정 부분 성공했고, 답방을 통해 비핵화 조치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별로는 40대의 답방 찬성 비율이 77.7%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이 52.4%로 가장 낮았다. 지지 정당별로는 자유한국당 지지자가 답방 반대 64.0%, 찬성 29.3%로 유일하게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광주·전라는 답방 찬성 답변이 89.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대구·경북의 경우 찬성 비율(52.1%)이 가장 낮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일부 대북제재 완화에 반대하거나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은 결국 여전히 ‘북한이 진짜 핵을 포기하겠느냐’는 의구심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