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러시아보다 출발 늦었지만 우주정거장-달기지 추진 등 영유권 분쟁에 비유하며 총력전 美, 2033년까지 화성에 사람 보내고 中예산 2배 쏟아부으며 탐사 가속
지난해 12월 31일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달 뒷면 탐사선인 창어(嫦娥) 4호가 착륙을 준비하기 위한 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했다. 중국 측에 따르면 창어 4호는 3, 4일경 달 뒷면에 안착할 예정이다. 미국 러시아에 비해 42년 늦게 유인 우주비행(2003년)에 성공한 중국이 처음으로 우주 탐사 분야에서 미국보다 앞선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 달과 화성은 영유권 분쟁 섬과 같다는 중국
중국이 2022년 가동에 나설 지구 궤도 우주정거장은 2020년 미국의 우주정거장 퇴역 이후엔 유일한 지구 궤도 우주정거장이 된다.
중국이 올해 우주로 쏘아올린 로켓은 36대로 미국(30대)을 제쳤다. 2020년 35번째 위성 발사로 시스템이 완비될 베이더우(北斗)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도 미국이 장악해온 글로벌위치파악시스템의 강력한 도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현재 31대의 GPS용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중국 달 탐사계획을 총지휘하는 예페이젠(曄培建) 중국과학원 원사(院士)는 2017년 “우주는 해양”이라며 달을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동중국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 화성을 동남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에 비유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먼저 가면 후손들이 우리를 탓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과 패권 경쟁의 구도로 우주를 생각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 미국, 우주 경쟁에서 밀릴까 우려
아직까지는 우주 탐사 기술에서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의 한 해 예산은 215억 달러(약 23조8650억 원)로 중국 국가우주국 예산의 2배다. 하지만 정권에 따라 우주 탐사 계획이 오락가락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우주개발을 강국몽(夢) 실현으로 보고 수십 년 뒤를 내다보고 체계적으로 달성해 가고 있는 점을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