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통해 전격 제의…“남북관계, 또 한 번의 획기적 변화 가져와야” “美제재책동 등으로 압박지속하면 새로운 길 모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YTN 캡쳐)2019.1.1/뉴스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일 “전제 조건과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의사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통일의 앞길을 가로막는 외부 세력의 간섭과 개입을 절대 허용치 않겠다”며 남측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 및 주한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등을 완전히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육성으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북과 남이 굳게 손잡고 겨레의 단합된 힘에 의거한다면 외부의 온갖 제재와 압박도 그 어떤 도전과 시련도 민족번영의 활로를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남 사이의 협력과 교류를 전면적으로 확대발전시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공고히 하고 온 겨레가 북남관계 개선의 덕을 실지로 볼 수 있게 해야한다”며 “우리는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하였던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 싶어하는 남녘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려 아무런 전재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새해 남북관계에서 또 한 번 획기적인 계기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위원장은 “북과 남이 평화 번영의 길로 나아가기로 확약한 이상 외세와의 합동 군사훈련은 더 이상 허용하지 말아야한다”며 “외부로부터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 장비 반입 등도 완전히 중지해야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요구 사항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대미 관계와 관련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2차 정상회담 의지를 재차 확인하면서도 “미국이 제재 책동 등으로 압박을 지속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이 세계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수도 있다”고 위협성 발언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노력에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상응한 실천행동으로 화답해 나선다면 두 나라 관계를 보다 더욱 확실하고 획기적인 조치들을 취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훌륭하고도 빠른 속도로 전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TV를 통해 오전 9시부터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녹화 중계했다. 녹화는 약 30여 분간 당 청사 집무실 혹은 접견실로 추정되는 서양식 방에서 자연스러운 컨셉트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검은색 양복에 진회색 넥타이 차림이었고 중간 중간 대본을 읽기도 했으나 표정에서는 시종 일관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