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축소하되 한반도·일본 외 장소에서 계획대로 진행 F-22·B-52 등 전략자산 빠질 듯…한미, 최종결정 준비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발표하며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강하게 요구한 상황에서 한미 군사당국이 올해 연합훈련 방향을 어떻게 결정할지 주목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원래 지난해 12월 연합훈련의 방식을 최종 결정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북미간 비핵화 협상 등 대화가 제대로 진전되지 않자 외교 상황을 보면서 결론을 내리기로 미룬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북과 남이 평화번영의 길로 나가기로 확약한 이상 조선반도 정세 긴장의 근원으로 되고 있는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을 더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장비 반입도 완전히 중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 동안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을 통해 연합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북남 사이의 군사적 신뢰조치들과 현 화해 국면에 역행하는 위험한 군사적 움직임”이라는 등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이에 따라 꾸준히 “남조선(남한) 당국은 조선(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전쟁과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전쟁연습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미 군 당국은 올해 연합훈련은 계획대로 실시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규모를 축소하거나 장소를 한반도가 아닌 곳에서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유엔군사령부 후방기지가 있는 일본도 제외할 방침이다.
매년 3월 열리는 키리졸브(KR) 연습은 ‘19-1연습’, 8월 열리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은 ‘19-2연습’으로 훈련의 명칭에서 ‘연합’ 글자를 빼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연합훈련이 실시되더라도 지난해처럼 전략자산은 포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연합훈련때 F-22나 B-52 등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되는 것을 크게 두려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F-22 랩터는 적의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으면서 적의 핵심 시설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다. 초음속 비행을 하는 ‘슈퍼크루즈’ 능력도 갖췄다.
B-52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 폭격기로 과거 북한의 4차 핵실험 당시 나흘 만에 한반도 상공에 전개돼 북한을 압박했다.
한미는 2017년 11월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한 이후 현재까지 B계열 전략 폭격기(B-2·B-1B·B-52) 등을 한반도 상공에 전개하지 않고 있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8월 UFG 연습을 유예했고 지난해 계획된 해병대연합훈련(KMEP)도 19회에서 11회로 줄여 실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공중연합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도 유예했고 한국 공군 단독 훈련으로 대체했다. 다만 대대급 이하에서 소규모로만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