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키워드로 본 부동산시장 전망
○ 뜨거웠던 서울 집값, 올해는 강보합
지난해 가장 뜨거운 부동산 이슈는 ‘서울 집값’이었다. 1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주택가격은 평균 9.8% 올랐다.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6년(18.9% 상승)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였다.
올해 서울 집값의 안정세를 예측하는 이유는 △집값이 단기간에 많이 올랐다는 시장 공감대 △9·13부동산대책으로 인한 대출 및 세제 규제 △주택 거래량 감소 등이 꼽힌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2315건으로, 지난해 들어 월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되기 전인 9월 거래량(1만2248건)의 18.9%에 불과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허문종 연구위원은 “앞으로도 거래량 축소와 가격 상승 폭 둔화가 동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분양절벽 풀린다…수도권 분양 크게 늘어
신규 주택 분양 물량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나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하는 민영아파트는 약 38만7000채로, 지난해 22만3000채보다 7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14∼2018년 평균 분양 실적보다도 23% 많다. 계획대로만 공급되면 시장의 분양 가뭄이 크게 해소되는 셈이다.
신규 입주 물량이 늘어 전세금도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는 12만4732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었다. 수도권 입주 아파트(6만5798채)만 따지면 입주 아파트 증가율이 23.7%에 이른다.
○ 다주택자 버티기 모드…임대사업자 수 계속 늘 것
지난해 수도권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 다주택자들은 올해도 버티기 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양도소득세 부담이 크고 올해 기준금리 인상도 한 차례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을 내놓기보다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등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말 26만8000명이던 등록 임대사업자는 지난해 11월 말 39만3000명으로 46.6% 증가했다. 등록 주택 역시 100만7000채에서 132만5000채로 늘었다. 다주택 임대사업자 수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한 달에 2만6000명까지 늘어난 신규 임대사업자 수는 11월에도 9000명 선을 유지했다. 국토부 당국자는 “올해도 매달 9000명 정도 증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