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초비상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펴내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새해 1·2월호 커버스토리 제목이다. 유전자, 반도체, 로켓, 자동차까지 새해 중국이 첨단 기술을 이끈다는 내용이다. 특히 자동차에 대해서는 미국 디트로이트와 독일, 일본이 자동차 시장 주도권을 중국에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자동차 소비 1위 시장인 중국이 정부 주도로 급격한 전기차 확대를 이끌며 중국 업체들만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우려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새해부터 시행되는 중국 친환경차 의무 판매제 시행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부터 중국에서 자동차를 파는 완성차 업체는 차종별 판매량의 약 10%(크레디트)를 친환경차(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로 채우지 못하면 다른 회사로부터 크레디트를 사야 한다. 사실상 벌금을 무는 셈이다. 국내 증권업계는 현대·기아자동차의 2018년 중국 내 친환경차 판매량(중국 판매량의 0.1% 수준)으로 계산하면 새해에는 약 1000억 원 이상의 벌금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글로벌 자동차 업계 대책 마련 고심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북미에서만 5개 공장 폐쇄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전기차 등 미래차로 체질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트위터에 “중국 소비자에게 감사하고, 상하이 현지 공장 기공식에 참석하길 고대한다”며 새해 중국 시장 공략 의지를 밝혔다. 테슬라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 장벽을 극복하고 중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대안으로 중국에 공장을 짓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혼다와 도요타는 중국에서 중국 현지 업체의 전기차를 제조해주겠다는 특이한 합작 발표까지 하며 규제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자동차(GAC)와 합작 공장을 짓고 GAC 전기차를 제조할 계획이다. GAC 전기차 외관에 혼다나 도요타가 제조했다는 합작마크를 붙여 판매할 계획이다.
○ 고민 깊어지는 한국 완성차
중국이 전기차 중심으로 시장 재편에 나서면서 한국 완성차 업계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친환경차 글로벌 시장점유율 4위(지난해 1∼10월 누적 기준)를 기록하며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내연기관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제는 생산비용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아직 대규모 생산체계를 갖추지 못해 전기차를 생산할수록 비용이 증가한다. 로드맵에 따른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중국 내 수소차 시장 개척에도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현대차 3종, 기아차 3종인 중국 내 친환경차 라인업을 새해에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