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수출 3년만에 첫 감소… 반도체-석유화학 전년보다 줄어 세계경기 둔화-국제유가 하락에 올해 한국 수출전망 먹구름
물론 지난 한 해를 놓고 보면 수출이 처음 6000억 달러를 돌파하고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총액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세계 경기 하강세와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올해 수출 전망은 전년보다 어둡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2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2%(5억8000만 달러) 감소한 484억6000만 달러(약 54조2752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에도 수출이 8.1% 감소한 바 있지만 이는 추석 연휴 때문에 조업일수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 같은 흐름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세계무역전망 지수(WTOI)는 기준 추세(100)보다 낮은 98.6이었다.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이는 향후 수개월 동안 글로벌 무역 성장이 둔화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전망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사업 계획을 축소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한국의 총수입액은 535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지만 자본재 수입액은 770억 달러로 오히려 2.8%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디바이스 제조기기(―12.3%), 디스플레이 제조기기(―82.6%)의 감소폭이 컸다. 자본재 수입이 감소한다는 것은 기업들이 그만큼 향후 경기를 어둡게 보고 설비투자를 줄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요 연구기관들도 반도체 경기 하락세와 국제유가 하락 등을 이유로 올해 수출 증가율을 올해의 절반 수준인 3%대로 전망하고 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그동안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며 국제 교역량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었지만 반도체 등 몇몇 품목 덕분에 우리 수출이 버텼던 것”이라며 “한국에 반도체를 대체할 산업이 많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2018년 한 해 동안 한국 수출은 2017년 대비 5.5% 늘어난 6054억7000만 달러로 사상 처음 6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독일, 중국 등에 이어 세계 7번째로 수출 6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전체 무역액도 1조1404억6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