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前사무관 카톡대화록 공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1일 공개한 기재부 재정 담당 차관보와의 카톡 대화록 화면. 고파스 캡처
○ “당시 차관보, 국가채무비율 덜 떨어뜨리라 주문”
신 전 사무관이 1일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록에 따르면 2017년 11월 14일 대화명 ‘(기재부) 차관보’는 단체 채팅방에서 신 전 사무관에게 “핵심은 17년 국가채무비율을 덜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했다. 당시 기재부의 재정 담당 차관보는 조규홍 현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다.
신 전 사무관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차관보는 또 다른 카톡 대화에서 “우리 2안처럼 계산하면 2021년 국가채무비율(이 어떻게 되는지) 좀 계산해 보라”고 신 전 사무관에게 지시했다. 2021년은 차기 대선(2022년)을 앞둔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해다. 그 해의 경제지표가 선거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신 전 사무관은 이 카톡 이미지를 추후 언론 인터뷰에 활용한다면서 삭제했다.
○ 국채 이자는 고스란히 세금으로 충당해야
적자국채는 세수가 지출보다 적을 때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발행한다. 국채 발행이 많아지면 채권값 하락으로 시장금리가 올라가 대출자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정부도 국채이자가 늘어나고 국가채무비율이 높아져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적자국채 발행에 따른 국가채무비율 상승은 정치적 공격의 대상이 돼 왔다. 박근혜 정부 때도 복지예산을 늘리고 추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총 160조 원이 넘는 적자국채를 발행하자 현재 여당인 당시 야권이 이를 비판했다.
신 전 사무관의 주장처럼 청와대와 기재부가 국채 8조7000억 원 발행을 강행했다면 1년 이자부담만 2000억 원에 이른다. 이 비용은 고스란히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기재부는 1일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국가채무비율을 높이려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국채 발행과 관련해 청와대의 의견 제시는 있었지만 강압은 없었다”고 공식 해명했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