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사우디와 평가전 0-0 손흥민 공백기 공격력 메우려 공격땐 스리백 수비땐 포백 낯선 전형 적응 못해 스피드 뚝… 벤투 “전술 완성도 높이겠다” 기성용마저 페널티킥 실축
한국축구대표팀의 황희찬(가운데)이 1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2019 아시안컵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평가전에서 공격수 황희찬을 윙백으로 기용하는 실험을 했으나 무기력한 경기 끝에 0-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팀 전형을 바꾸는 파격을 선택했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평가전이 열린 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스타디움. 사령탑 부임 이후 ‘포백 전형(4-2-3-1)’을 주로 사용해 왔던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파격적인 ‘변형 스리백 전형(3-4-2-1)’을 내세웠다.
하지만 벤투 감독의 실험에 합격점을 주기는 어려웠다. 대표팀의 강점이었던 빠른 공수 전환 등이 상실되면서 0-0으로 무기력한 무승부를 거뒀기 때문이다. 축구 전문 사이트 사커웨이에 따르면 한국은 볼 점유율이 49%(사우디아라비아 51%)에 그쳤다. 황희찬은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만들어 내지 못했고, 오버래핑이 뛰어난 이용도 수비 가담에 집중하면서 장기인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전형이 경기 중에 바뀌는 전술은 훈련 시간에 제약이 있는 대표팀에서 완벽히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선수들의 적응도가 떨어지면서 실책이 많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 향상도 숙제로 남았다.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 비주얼 스포츠에 따르면 대표팀은 6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 슈팅은 한 개도 없었다.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2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슈팅 정확도가 떨어졌다. 후반 15분 황의조를 대신해 투입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슈팅을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했다. 국내파와 일본, 중국 등에서 뛰는 선수들은 시즌이 종료되고 휴식을 취하면서 감각이 떨어졌고, 유럽파는 시즌이 진행 중이어서 체력적 문제가 있는 상태다. 한 위원은 “아시안컵 첫 경기인 필리핀전(7일)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을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과제다”라고 말했다.
‘벤투호’는 쑥스러운 A매치 무패 행진(3승 4무)을 이어갔다. 벤투 감독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전술적 다양성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조별리그 첫 경기까지 남은 시간 동안 전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