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대·고영한 추가소환 전망…검찰, 수사강도↑
차한성 대법관. 2014.3.3/뉴스1
검찰이 일제 강제징용 재판지연 의혹과 관련해 김용덕·차한성 전 대법관을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이르면 이달 중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소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검찰이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달 말 김용덕·차한성 전 대법관을 비공개로 소환해 일제강제징용 재판지연 의혹 등에 대해 조사했다. 차 전 대법관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2번째 검찰 조사였다.
강제징용소송은 지난 2012년 대법원이 하급심을 뒤집고 손해를 배상하라는 취지로 파기환송했고, 고등법원은 대법원 판결 취지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은 2013년 다시 대법원에 접수됐지만 선고가 미뤄지다가 지난해 10월에야 확정판결이 나왔다.
검찰은 청와대가 외교적 차원의 미묘한 문제를 고려해 사건을 조기에 선고하지 말고 전원합의체에 회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전 대법관은 이 과정에서 담당 재판연구관에게 전원합의체 보고 안건으로 상정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차 전 대법관이 행정처장을 지내며 2013년 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삼청동 비서실 공관에서 회동, 해당 소송과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자리에는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등도 참석했다.
검찰은 지난해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보강수사에 집중해왔다. 검찰은 조만간 박·고 전 대법관을 다시 소환하고 영장 재청구 등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찰은 사법농단 의혹의 중심에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추가기소할 계획이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각종 혐의에 대한 사실을 최대한 확보한 뒤 이달 중하순쯤 양 전 대법원장도 직접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