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로 세상 바꿨듯 경제 바꿀것” 신년사… 포용성장 지속 의지 “기업이 투자 나설수 있게 지원”… 재계 “아직 지켜봐야” 유보적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경제(정책의 기조)를 바꾸는 길은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며 “촛불과 같은 방법으로 경제를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포용적 혁신성장 등의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고 계속 추진하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기업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며 동시에 기업 활력을 되살리는 데 경제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올해를) 국민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고 불평등을 넘어 함께 잘사는 사회로 가는 첫해로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포용적 혁신성장 등 경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두 번에 걸쳐 촛불 정신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두 해 전 겨울, 전국 곳곳 광장의 촛불은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를 열망했다”고 말한 뒤 “촛불은 더 많이 함께할 때까지 인내하고 성숙한 문화로 세상을 바꿨다. 같은 방법으로 경제를 바꿔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정책의 기조와 큰 틀을 바꾸는 일은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가보지 못한 길이어서 불안할 수도 있다”며 “2019년은 정책의 성과들을 국민들께서 삶 속에서 확실히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더 많은 국민이 공감할 때까지 인내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경제 실패 프레임’을 거론하며 정부 정책 기조를 옹호한 데 이어 이날 신년사에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경제 개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지지층 설득에 나선 것이다.
이날 신년 인사회는 새해 정책을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처음으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렸다. 인사회에는 5부 요인과 각 부처 장관을 비롯해 경제단체장과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 총수가 참석했다. 재계는 이날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실제 산업현장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 때문에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배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