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투 건강 핫클릭]갑상선암 예방과 치료법
“갑상선(샘)암이라는데 수술하는 게 맞나요? 아니면 경과를 지켜봐도 될까요?”
서울에 사는 30대 여성 A 씨는 최근 갑상선암 판정을 받았다. 여러 병원을 돌며 수술 여부를 상담하던 그는 지난해 12월 17일 남편과 함께 동아일보의 ‘톡투 갑상선’ 행사장을 찾았다. A 씨의 남편은 “병원에선 진료 시간에 쫓기다 보니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늘 아쉬움이 남았는데 톡투 갑상선을 통해 알게 된 정보들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갑상선암 인식, 여전히 낮아
지난해 12월 17일 동아일보가 서울 중구 명동 유네스코회관에서 개최한 건강토크쇼 ‘톡투 갑상선’ 행사에서 패널들이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 김정수 의정부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 김지수 삼성서울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남기현 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 장항석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갑상선암은 갑상선에 악성 혹이 생긴 것이다. 첫 번째 강연에 나선 김정수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장은 “처음엔 증상이 없다 보니 대부분 암이 상당히 진행된 뒤 목에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목소리가 바뀌었을 때 병원을 찾는다”며 “정기적인 검진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인의 갑상선암 인지도는 여전히 낮다. 톡투 갑상선이 일반인 500명을 대상으로 갑상선암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96.2%가 갑상선암을 들어봤다고 응답했다. 문제는 73.6%가 갑상선암의 증상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다고 답한 점이다.
갑상선암은 발생률이 매우 높다. 2015년 기준 국내 갑상선암 환자는 2만5029명으로 전체 암 환자 가운데 11.7%를 차지했다. 갑상선암 발생률이 해마다 빠르게 늘면서 ‘과잉 진료’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일부 의료진이 무리하게 갑상선암을 판정해 환자 수를 불필요하게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란은 갑상선 수술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수술을 미뤄 종양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면 자칫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 갑상선암은 종양의 크기뿐 아니라 발생 위치와 형태, 림프절 전이 여부 등에 따라 그 예후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갑상선암 가운데 90%가 넘는 유두암은 암에 걸려도 10년 동안 살 확률이 90%에 달한다. 반면 발생 빈도가 1% 미만인 미분화암은 10년 생존율이 1% 미만으로 치명적이다.
남기현 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는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은 90%와 치명적인 1%를 모두 포함한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며 “종양의 크기가 1cm 미만인데도 3기로 판정하는 경우가 27%나 될 정도로 의사들도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 다빈치 로봇수술 등 치료법 다양
장항석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암의 크기가 작을수록 수술 시 생존율이 높고 부작용이 적다”며 “초기에 암을 발견하고 주변 임파선까지 깨끗하게 청소하는 게 암의 재발을 막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갑상선암을 예방하려면 생활 속에서 목 주변이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갑상선호르몬을 생성하는 데 영향을 주는 해조류를 적당히 섭취하는 게 좋다. 김지수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는 “수술 뒤 재발을 막기 위해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기도 한다”며 “심장질환 유무나 골 손실 위험인자 등에 따라 복용 여부와 용량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