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아닌 천을 활용한 예술… 20세기 여성 모더니즘 작가 기려
27일까지 영국 테이트모던에서 열리는 ‘애니 앨버스’ 회고전 입구. 커다란 베틀 뒤로 액자 속에 놓인 애니 앨버스의 직조 예술 작품이 보인다. TATE 제공
모더니즘 예술가 애니 앨버스(1899∼1994)의 전시장에 베틀이 등장한 이유는 그녀의 예술 재료가 바로 실과 천이기 때문이다. 남성 예술가가 물감으로 추상화를 그렸다면, 앨버스는 도안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베틀로 실을 엮으며 천으로 추상 예술을 했다.
27일까지 영국 테이트모던에서 열리는 ‘애니 앨버스’ 회고전 입구. 커다란 베틀 뒤로 액자 속에 놓인 애니 앨버스의 직조 예술 작품이 보인다. TATE 제공
앨버스 작품Anni Albers Rug 1959 Wool hand woven 1220 x 1650 mm Herbert F. Johnson Museum of Art, Cornell University © 2018 The Josef and Anni Albers Foundation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DACS, London
앨버스 작품Lent by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Purchase, Edward C. Moore Jr. Gift, 1969·Josef Albers Museum Quadrat Bottrop © 2018 The Josef and Anni Albers Foundation/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DACS, London
앨버스의 첫 영국 대규모 회고전인 이 전시는 여성 예술가를 재조명하는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앨버스는 최근까지 디자이너로 분류되거나 남편인 화가 조지프 앨버스와 함께 거론되곤 했다. 남성의 그늘에 가려진 그녀의 예술 세계는 300여 점의 작품을 통해 깊이를 드러냈다.
앨버스 작품Anni Albers Knot 1947 Gouache on paper 43.2 × 51 cm The Josef and Anni Albers Foundation, Bethany CT © 2018 The Josef and Anni Albers Foundation/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DACS, London Photo: Tim Nighswander/Imaging4Art
일생에 걸친 앨버스의 탐구는 고대 페루의 화려한 카펫으로 이어졌다. 말년의 앨버스는 삶에서 뿜어 나온 고대인들의 강렬한 시각 언어에 탐닉했다. 그녀의 기하학적 천과 원시적 카펫의 대조는 결국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갇혀 있는 현대인의 몸부림을 드러내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