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생전에 편견없는 치료 강조” 임세원 교수, 범인에 쫓기면서도 다른 의료진 대피시키려다 참변
임세원 교수 추모 일러스트
임 교수의 여동생인 임세희 씨는 2일 임 교수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십자병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병원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가해자가 위협했을 때 오빠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갔으면 좋았을 텐데, 두 번이나 멈칫한 채 뒤를 돌아보며 ‘도망쳐’ ‘112에 신고해’라고 외쳤다”고 말했다. 이어 임 씨는 “우리 가족의 자랑이던 임세원 의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의료진의 안전과 모든 사람이 사회적 낙인 없이 적절한 정신 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는 안전한 진료 환경을 만들기 위한 일명 ‘임세원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경정신의학회 권준수 이사장은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의료진이 빠져나올 수 있는 뒷문 설치, 경찰과의 핫라인 및 비상벨 설치, 금속탐지기 도입 등을 논의해 의료법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북삼성병원은 이날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정상 진료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31일 사건이 벌어진 병원 본관 3층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진료실 앞에는 보안요원이 배치됐다. 병원 관계자는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직원들에 대한 정신과적 진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지 kej09@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이윤태 기자